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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삼성은 왜 바이오 분야를 콕 짚어 강조했나

등록 2018-08-07 18:02수정 2018-08-07 22:03

계열사 60여곳 중 바이오에피스 고한승 사장만 참석
‘이재용표 사업’ 바이오 홍보…회계 논란 뒤 정당성 강조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6일 오후 경기도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에서 간담회를 마친 뒤 브리핑에 앞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으로부터 배웅을 받고 있다. 평택/김성광 기자 flysg2@hani.co.kr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6일 오후 경기도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에서 간담회를 마친 뒤 브리핑에 앞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으로부터 배웅을 받고 있다. 평택/김성광 기자 flysg2@hani.co.kr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6일 경기도 평택 반도체공장에서 정부와 소통간담회를 하면서 바이오 제약 분야를 ‘제2의 반도체’로 키우겠다며 약값이 시장에서 자율로 정해질 수 있게 해달라고 하는 등 해당 산업과 관련한 규제 완화를 요구했다. ‘이재용표 사업’인 바이오 분야를 홍보하고, 회계 논란이 거센 삼성 바이오 사업의 정당성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날 삼성은 계열사 60여곳 중 유일하게 삼성바이오에피스(삼성바이오로직스 자회사)의 고한승 사장을 참석시키는 등 바이오 분야에 크게 신경을 썼다. 고 사장은 간담회에서 바이오시밀러 약가 정책 개선, 바이오 의약품 원료물질의 수입·통관 효율 개선, 각종 세제 완화 등을 요구했다. 바이오시밀러는 동물의 단백질이나 호르몬을 소재로 만드는 의약품을 말한다. 특허가 만료된 오리지널 약과 동등한 성분을 갖는 약이다.

관심을 끈 것은 바이오시밀러 약값을 사실상 인상해 달라는 요구였다. 고 사장은 “미국과 유럽의 경우 시장의 자율 경쟁과 입찰을 통해 약가가 결정된다”며 “국내에서도 기업들이 자발적인 시장 경쟁에 참여해 합리적 약가를 형성한다면, 바이오시밀러 산업의 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중장기적으로 정부의 의료재정 부담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지금은 바이오시밀러 의약품이 개발되면 오리지널 약값이 기존의 70%로 내려가게 돼 있고, 복제약인 바이오시밀러 가격은 그보다 낮은 수준에서 책정되는데, 이런 구조를 없애달라는 것이다.

삼성은 “업계 전체의 의견”이라고 주장했지만, 이는 삼성 쪽의 특수한 요구에 가깝다. 삼성과 함께 국내 바이오시밀러 시장을 반분하고 있는 셀트리온의 경우 바이오시밀러 약가 개선 요구를 하지 않는다. 이는 두 회사의 가격 정책 차이에서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예컨대 삼성은 바이오시밀러 약값을 오리지널 약값보다 20~30% 낮은 수준에 맞추지만, 셀트리온은 이보다 적은 5~10% 낮게 정한다. 바이오 의약품 관련 협회 관계자는 “삼성과 셀트리온 입장이 서로 다르다”며 “바이오시밀러의 약가 규제 완화와 관련해 업계의 공통된 입장은 없다”고 말했다.

삼성이 바이오 계열사 사장을 직접 동원해 가격 인상 등을 요구한 배경에는 해당 사업이 이 부회장이 주력하는 사업이라는 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삼성은 이 부회장으로 후계 체제가 본격화된 2009년부터 바이오와 헬스케어 등을 차세대 주력사업으로 선정해 사업을 진행해왔다. 특히 바이오 분야는 2011년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설립해 7년 만에 시가총액 28조원을 넘어서는 등 고속성장 중이다.

최근 분식회계 논란을 일으킨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정당성을 되찾기 위한 의도도 엿보인다. 한 재계 관계자는 “현재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분식회계와 특혜 상장 논란 등을 빚고 있다”며 “그 많은 계열사 사장 중에 굳이 삼성바이오에피스 사장을 데려간 것은 이 사업의 정당성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날 삼성이 정부에 바이오 분야 규제완화를 요청하고 정부가 적극적으로 검토하기로 하면서, 7일 삼성바이오로직스 주가는 전날보다 6.53% 급등한 42만4천원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모회사인 삼성물산의 주가도 12만5천원으로 전날보다 2.88% 올랐고, 2대 주주인 삼성전자 주가도 4만6700원으로 1.97% 상승했다.

최현준 이완 기자 hao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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