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협과외’ 받은 이재용·구광모…북 “최고기업들 왔다” 덕담

리용남 내각부총리 만나 남북 경협 등 논의
이 부회장, 그룹 총수 중 유일하게 방북교육
백화원 객실 배정 중 최태원 회장과 ‘셀카’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8일 오전 성남 서울공항에서 최문순 강원도지사와 얘기를 나누며 방북 비행기를 타러 가고 있다. 공동취재단

18일 오전 평양에 도착한 남북정상회담 특별수행단 소속 경제인 17명은 오후 3시 반 북한 경제를 총괄하는 리룡남 내각 부총리 등과 만나 북한의 경제 사정과 남북 경제협력 방안 등을 논의했다. 저녁에는 남북 정상과 모든 수행단이 함께하는 공식 환영 만찬에 참석하는 등 북쪽 인사와 만남을 이어갔다.

이날 면담장에선 리룡남 내각 부총리 등이 미리 나와 우리 쪽 경제인 특별수행단을 맞이했다. 김현철 청와대 경제보좌관을 시작으로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에스케이(SK) 회장, 구광모 엘지(LG) 회장 등의 순서로 면담장에 입장하면서 일일이 이들과 악수를 나눴다. 면담장은 사방 벽면을 죽 둘러 좌석이 배치됐다. 북쪽 관계자들은 “최고의 기업들이 오셨다”며 덕담을 했고,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은 “저희를 만나주기 위해 시간을 내주셔서 감사하다”고 답했다. 현정은 회장은 “요즘 남북관계 잘되고 있다. 북-미 회담도 잘돼서 빨리 금강산 관광이 풀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태원 회장은 성남공항에서 출발할 때부터 목에 걸고 있던 디지털카메라를, 구광모 회장은 검은색 수첩을 손에 꼭 쥐고 있었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오후 브리핑에서 “경제인들의 참여는 남북관계의 장래, 미래를 위해 필요하다는 판단이 있어 우리 정부가 요청했다”며 “구체적인 엠오유(MOU·양해각서)는 안 나올 것이다. 다만, 우리가 진행해오거나 논의를 막 시작한 (경협) 분야에서 대화를 진행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유엔의 대북 제재로 본격적인 남북 경협이 힘든 상황에서, 철도·관광 등 기존 남북 논의를 구체화하고 정보통신기술(ICT) 등 북한의 관심이 큰 것으로 알려진 4차 산업 등에 대한 전반적인 논의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경제인 특별수행단은 이날 아침 6시께 서울 경복궁 동편주차장에 집결해 버스를 타고 단체로 성남 서울공항으로 이동했다. 이들은 모두 양복 깃에 태극기와 한반도기 배지를 달았고, 전날 옷가지 등을 미리 부쳐 간단한 서류가방 정도만 들고 방북 길에 올랐다. 재계 인사 17명이 탄 28인승짜리 1호차 버스에는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 이정미 정의당 대표, 박원순 서울시장, 최문순 강원도지사 등이 동승했다. 이 부회장은 공군 1호기에서 옆자리에 앉은 최태원 회장과 담소를 나눴고, 김현철 경제보좌관 옆으로 자리를 옮겨 대화하는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숙소에 도착해 객실 배정을 기다릴 때는 박용만 회장과 최태원 회장이 준비해온 디지털카메라로 다른 수행단과 ‘인증샷’을 찍기도 했다. 최현준 기자 [e-mail]

[화보] 2018 평양 남북정상회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