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오른쪽)이 8일 공단 본부에서 안효준 신임 기금이사에게 임명장을 수여했다. 국민연금공단 제공
1년 넘게 비어있던 국민연금공단의 기금운용본부장(CIO)에 안효준 전 비엔케이(BNK)금융지주 사장이 8일 임명됐다. 유력 후보로 꼽혔던 주진형 전 한화투자증권 사장과 ‘국민연금의 사회책임투자 강화’를 강조했던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 등은 탈락했다.
이날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안 신임 본부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하며, “삼성물산 합병 찬성과 같은 사태가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전문성을 갖고 기금을 독립적으로 운용할 적임자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안 본부장은 643조원이 넘는 국민연금 기금을 국내외 주식과 채권 등에 투자하는 업무를 총괄하게 된다. 임기는 2년이며, 추가 1년까지 연임할 수 있다.
안효준 신임 본부장은 1988년 서울증권 애널리스트로 금융투자업계 생활을 시작했으며, 대우증권 홍콩지점 주식운용팀장을 거쳐 2011년~2013년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 해외증권실장과 주식운용실장을 역임했다. 교보악사자산운용과 비엔케이투자증권 대표이사도 지낸 안 본부장은 지난해 11월부터는 비엔케이금융지주 글로벌 총괄부문장(사장)을 맡고 있다.
지난해 7월 강면욱 전 기금운용본부장이 일신상의 이유로 그만둔 뒤에, 기금운용본부장 자리는 1년 3개월째 공석이었다. 지난 2월 신임 본부장 공모 때에는 곽태선 전 베어링자산운용 대표 등 3명이 최종 후보자로 올랐으나, 적격자가 없다는 이유로 재공모를 결정했다. 이 과정에서 청와대 개입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이후 지난 7월 공모에는 모두 30명이 지원했으며, 이 가운데 안효준 신임 본부장을 포함해, 주진형 전 사장, 류영재 대표 등 5명이 최종 면접을 봤다.
한 자산운용사 임원은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가 (최순실 게이트 이후) 쑥대밭이 된 상태다. 1년 동안 주요 자리를 공백으로 방치한 것은 정부가 국민 노후를 책임지는 자리를 너무 가볍게 생각하는 것이다”며 “그나마 국민연금 출신이 선임되어 조직 안정성을 꾀할 수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안효준 신임 본부장이 국민연금공단의 전주 이전 뒤 운용역들의 이탈 등 조직이 흔들리는 것을 추스르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종우 전 아이비케이(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올 초에 한번 기금운용본부장 선임에 실패하면서 후보군도 줄어들었고, 다시 인사를 하는 데 있어 문제가 되면 안 된다는 부담도 컸을 것”이라며 “(그래서) 논란이 많거나 기업을 때려잡는 사람 대신에 국민연금 출신의 무난한 인사를 등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황예랑 이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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