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롬 파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지난 3월 21일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정책금리를 현행 수준(2.00~2.25%)에서 동결한 가운데, 다음달 금리인상은 확실시되지만 내년 이후 통화정책향방은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9일(현지시각)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는 연방시장공개위원회(FOMC)를 열고 참석위원 9명 전원 만장일치로 정책금리를 현행 2.00~2.25%로 동결했다. 위원회는 기준금리 결정 관련 성명서에서 미국경제의 기업투자 증가세를 기존 ‘급속’(rapid)에서 ‘완만’(moderate)으로 하향했고, 경제전망 및 점진적 금리인상 기조는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미국 경제동향에 대해 지난 8월 회의에서 평가한 강한(strong) 경기확장세를 지난 9월에 이어 이번에도 그대로 유지했다. 실업률은 ‘낮은 수준’(stayed low)에서 ‘하락’(declined)으로 수정했다. 소비·투자에서는 가계지출과 기업투자에서의 ‘강한 증가세’(have grown strongly)라는 기존 문구를 삭제하고, 가계지출은 강한 증가세 지속을, 기업 고정투자는 ‘올 초 빠른 증가세의 완화’(growth of business fixed investment has moderated from its rapid pace earlier in the year)로 하향했다. 물가는 ‘2% 부근에서 유지’(remain near)라는 지난 8월의 평가를 유지하고, 중기적으로 ‘대칭적인 2% 목표’(symmetric 2% objective) 근처라는 기존 인식을 유지했다.
국제금융센터는 이날, 연준의 이번 금리동결에 대한 짧은 보고서를 내고 “대다수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은 연준의 기존 정책기조에 별다른 변화가 없다는 평가가 중론”이라며 “기업투자 평가를 하향했음에도 불구하고 이것이 통화정책에서 완화적(dovish) 시그널로 보기는 어렵고, 오는 12월에 추가 금리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여전하다”고 분석했다.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다음달 12월 추가로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기존 전망을 변경할 만한 내용은 이번 성명서에 없다”며 “성명서에 완화적 내용이 없으므로, 다음달 금리인상 확률은 90%에서 95%로 더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내년 전망에서는 금리인상 조기종결 및 인하 가능성도 일각에서는 제기한다. 골드만삭스는 미 연준이 내년말까지 총 5회 추가적으로 금리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기존 전망을 유지하되, 상황에 따라서는 횟수가 축소되거나 휴지기가 길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미국 경기가 호조세를 마무리하고 경기둔화로 접어드는 시점이 내년 말보다 앞당겨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국제금융센터는 “12월 금리인상은 확실시되지만, 내년 이후의 통화정책 방향에 대한 불확실성은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며 오는 29일 공개될 이번 FOMC 의사록에 담긴 내용이 향후 통화정책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시금석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향후 금리인상의 종착점(최종금리·2020년 3.375%)에 대한 판단, 물가 상·하방압력에 중립적인 이론적 중립금리(9월 3%) 수준, 미 연준의 자산 매입·매도 관련 대차대조표(B/S) 축소가 조기에 종료될 가능성, 무역분쟁과 이번 미국 중간선거 결과가 경제에 미칠 영향 등을 둘러싼 공개시장위원회 위원들의 논의 내용이 주목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내년 이후 미국 경제의 성장 속도가 점진적으로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번 중간선거 이후 ‘정책교착’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센터는 “이달 말에 열리는 G20 회의에서 미·중 정상이 양국간 무역분쟁 해결 방향에 합의하지 못하면 무역분쟁이 미국 경제에 미칠 부정적 영향도 점차 가시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센터는 12월 FOMC 경제전망에서, 향후 금리인상 시기와 횟수에 대한 개별 FOMC 위원들의 전망을 담은 이른바 ‘연준 점도표’가 어떻게 변화할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국은행은 오는 30일 정책금리 조정 여부 등 통화정책방향 결정을 위한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를 연다.
조계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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