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자동차 번호판 시안 1. 현행 번호판에서 숫자 자리수만 늘리고 디자인을 배제했다.
새 자동차 번호판 시안 2. 왼쪽에 태극 문양, 홀로그램, 국적을 표시한 디자인을 도입했다.
내년 9월부터 자동차 번호판 체계가 '123가4567' 형식으로 숫자 한자리 수가 늘어날 예정인 가운데 유럽처럼 번호판에 디자인을 도입할지, 도입한다면 문양은 뭐가 좋을지 결정하기 위한 국민 선호도 조사가 이뤄진다.
국토교통부는 19일부터 다음달 2일까지 2주간 국토부 누리집 홈페이지(www.molit.go.kr/carplate)에서 자동차 번호판 디자인 도입 관련 선호도 조사를 진행한다고 이날 밝혔다. 앞서 지난 7월 국토부는 내년 말이면 소진되는 자동차 등록번호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여론 수렴을 거쳐 현행 자동차 번호 체계에 앞자리 숫자 한자리를 추가하기로 결정했다. 새 체계는 내년 9월부터 신규 발급되는 번호판에 적용될 예정이다. 숫자 1개를 앞에 추가하는 경우 약 2억1천개의 번호를 추가로 확보할 수 있어 통일 시대에 대비하기에도 충분한 용량이다.
이번 선호도 조사는 새 번호 체계 결정 이후 번호판에 디자인 요소를 넣는 게 좋을지, 넣는다면 어떤 게 좋을지 묻는 것으로, 새 디자인 후보는 모두 5가지다.
첫째는 번호 체계만 바꾸고 일체의 문양을 넣지 않는 방식이다. 두번째는 먼저 번호판 왼쪽에 유럽 번호판처럼 청색 계열 색상을 바탕으로 한 디자인을 넣는 것이다. 번호판 왼쪽을 상중하 3개 부분으로 나눠 상단에는 국가 상징인 태극 문양을 정제된 디자인으로 넣고, 중간에는 번호판 위·변조 방지를 위한 홀로그램을, 하단에는 대한민국의 영문 표기인 'KOR'를 넣을 계획이다. 홀로그램은 정면에서는 보이지 않고 비스듬한 각도 또는 빛을 비출 경우 식별된다. 세번째는 왼쪽 디자인과 함께 번호판 중심 부분에 태ㅌ극 문양 같은 디자인 요소를 추가해 '123가⊙4567'처럼 글자 단위를 구분하는 방안이다.
네번째는 왼쪽 디자인과 함께 번호판 글씨체를 독일식을 본딴 ‘한국형 위조방지폰트(FE) 서체’로 바꾸는 방식이다. 이 서체는 획의 끝부분이 삐침 처리돼 있어 번호 일부가 가려지더라도 글자나 숫자를 유추하기 쉽다는 장점이 있다. 다섯번째는 왼쪽 디자인과 함께 번호 가운데 태극 문양, 독일식 서체를 모두 결합하는 것이다.
국토부는 번호판에 디자인을 도입할 경우에는 ‘재귀반사식 필름부착 방식’을 적용하기로 했다. 이는 자동차 전조등에서 나온 빛이 번호판에 비치면 운전자에게 반사돼 번호판을 쉽게 알아볼 수 있게 하는 방식으로, 야간에도 쉽게 눈에 띄어 사고 예방에도 효과적이다. 현재 국내 전기자동차 번호판에 적용되고 있다. 다만, 가격이 지금보다 1만원 상승할 수 있어 현행 페인트식 번호판과 반사필름식 번호판 중에 선택할 수 있게 할 방침이다.
국토부는 번호판 선호도 조사 기간 한국갤럽을 통해 국민 1200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도 함께 시행하기로 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국민 선호도 조사 결과와 여론조사 결과 등을 바탕으로 연내 번호판 디자인을 최종적으로 결정하고 필름, 생산장비 관련 업계 의견 등을 수렴해 디자인 번호판 시행 시기를 확정하겠다”고 말했다.
최종훈 기자
cjhoon@hani.co.kr
새 자동차 번호판 시안3. 왼쪽에 디자인을 도입하고 가운데 태극 문양을 넣었다.
새 자동차 번호판 시안4. 왼쪽에 디자인을 도입하고 서체를 바꿔 식별이 쉽도록 했다.
새 자동차 번호판 시안5. 왼쪽 디자인, 가운데 태극 문양, 서체 변경 등을 모두 적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