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9월 출생아 수가 한해 전보다 13.3% 줄어들며 역대 최저치를 갈아치웠다. 3분기(7~9월) 합계출산율도 0.95명으로 떨어져 3분기 기준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여성 한명이 평생 아이를 한명도 낳지 않는다는 뜻이다. ‘인구절벽’이 더 가팔라질 것으로 보인다.
28일 통계청이 발표한 ‘9월 인구동향’을 보면, 올해 9월 출생아 수는 2만6100명으로 한해 전보다 4천명(13.3%) 줄었다. 출생아 수는 2015년 11월 이후 34개월 연속 감소세다. 두자릿수 감소율은 지난해 11월 이후 10개월 만이다. 올해 1~9월 출생아 수는 25만21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2% 줄었다.
여성 한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아이의 수인 합계출산율은 3분기에 0.95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1명 줄었다. 월별 출생아 통계가 나온 1981년 이후 3분기 기준으로 가장 낮은 수준이다. 지난해 연간 합계출산율이 역대 최저치인 1.05명을 기록했는데, 올해는 1명 미만으로 떨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1분기와 2분기 합계출산율은 각각 1.07명, 0.97명이었다.
김진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통상 4분기에는 출산이 줄어드는 경향이 있다”며 “올해 합계출산율이 1.0명을 넘어서지 못할 것으로 보이는데, 이 경우 애초 예상했던 인구절벽이 더 가팔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의 인구 규모를 유지하기 위한 합계출산율은 2.1명 정도다. 올해 합계출산율이 그 절반에도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인구절벽이 점차 가시권에 들어오고 있다. 한국은 이미 지난해부터 생산가능인구(15~64살)가 줄어들기 시작했다. 고령화 현상에 따라 전체 인구는 늘고 있지만, 곧 총인구도 감소세로 돌아설 전망이다. 앞서 통계청은 2016년 ‘장래인구 추계’에서 2032년부터 총인구가 줄어들 것으로 예측한 바 있다. 통계청은 장래 출산율을 가장 낮게 예측할 경우, 2028년부터 인구가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최근 들어 이 ‘최악의 시나리오’보다 출산율이 더 가파르게 떨어지면서 총인구 감소 시점은 이보다 빨라질 전망이다. 통계청은 내년 3월 최근 출산율을 반영한 특별추계를 내놓을 예정이다.
출생아 수의 감소는 가임기 여성 인구의 감소와 혼인 건수의 부진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친 결과다. 지속적인 출생아 수 감소로 가임기(15~49살) 여성의 인구가 지속적으로 줄어드는데다, 최근 들어 혼인 건수도 감소세가 가팔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9월 혼인 건수는 1만4300건으로 지난해 같은 달(1만7900건)보다 20.1%나 줄었다. 3분기 혼인 건수는 5만3800명, 1~9월 누적 혼인 건수는 18만6200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각각 5.6%, 4.5% 줄었다. 월별 기준과 분기 기준으로 모두 1981년 통계 작성 이후 최저치다. 또 혼인 나이가 갈수록 늦어져 25~29살의 혼인율이 크게 떨어졌다. 쉽사리 출생아 수의 반등을 기대하기 어려운 이유다.
3분기 사망자 수는 7만6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900명(4.3%) 늘었다. 지난여름 최악의 폭염으로 85살 이상 고령자의 사망이 늘어난 결과로 분석된다. 3분기 사망자의 연령별 구성비를 보면 85살 이상 남성은 16.2%, 여성은 41.0%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3%포인트, 1.8%포인트 늘었다.
노현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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