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화정책 포퓰리즘’과 ‘극단적 기상이변’, ‘대규모 데이터 사기·절도’와 ‘사이버 공격’ 등이 올해 발생할 가능성이 큰 ‘글로벌 리스크’에 꼽혔다.
세계경제포럼(WEF)이 오는 22~25일(현지시각)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는 연차총회(다보스포럼)를 앞두고 17일(한국시각) ‘2019 글로벌 리스크’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향후 10년간 세계 경제에 영향을 미칠 위험요인으로 경제·환경·지정학·사회·기술 등 5개 부문에 걸쳐 총 30개를 제시했다. 포럼은 약 1천명의 전세계 전문가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통해 세계 경제에 영향을 미칠 글로벌 리스크와 파급 영향을 제시하고 있는데, 올해가 14번째다.
보고서는 특히 “각종 글로벌 리스크를 줄이려는 국제사회의 집단적 노력이 약화하고 오히려 국가 간 분열이 증가하고 있는 게 문제”라며 “우리가 자각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새로운 글로벌 위기로 빠져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포럼은 올해 보고서의 부제목을 ‘통제 불가’(Out of Control)라고 달았다.
향후 발생할 가능성이 가장 큰 리스크로는 △극단적 기상이변(3년 연속 1위) △기후변화 축소·적응 실패(2018년 5위→2019년 2위) △대형 자연재해(2위→3위) △데이터 사기·절도(4위 유지) △사이버 공격(3위→5위)이 꼽혔다. 응답자의 3분의 2는 올해 가짜뉴스, 신분 절도 등과 관련된 위험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보고서는 또 전세계가 복잡화·연계화되면서 특정 충격이 극적으로 대두할 경우 전세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미래쇼크 10가지’로 통화 포퓰리즘(Monetary Populism)과 디지털 파놉티콘(Digital Panopticon) 등을 꼽았다. 자국 우선 보호주의와 국가 간 갈등으로 전세계적으로 중앙은행의 독립성 훼손이 만연할 위험이 있고, 빠르게 발전하는 생체인식 기술이 새로운 사회 통제 수단으로 이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
경제 부문 위험은 ‘상처받기 쉬운 취약성’으로 집약했다. 세계 경제가 고점을 지나 둔화세로 전환하면서 거시경제 리스크가 빠르게 증가하고 취약성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선진국과 중국의 빠른 성장둔화 △2008년 금융위기 이전보다 높은 수준의 글로벌 부채 △통화 긴축이 강화된 글로벌 금융환경에 따른 취약국의 불안 △소득 불평등 등이 우려된다고 보고서는 평가했다.
조계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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