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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장애아·저소득층 함께 가꾸는 ‘일자리 창출’

등록 2005-12-15 17:32수정 2005-12-16 10:07

사회적 일자리 창출의 일환으로 에스케이텔레콤과 성동자활후견기관이 지난 7일 서울 성동구 대현복지회관 강당에서 공동으로 장애아동교육보조원 양성 강좌를 열고 있다. 임상강사와 에스케이텔레콤 직원(왼쪽)이 강좌에 참여한 여성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임종진 기자 <A href=\"mailto:stepano@hani.co.kr\">stepano@hani.co.kr</A>
사회적 일자리 창출의 일환으로 에스케이텔레콤과 성동자활후견기관이 지난 7일 서울 성동구 대현복지회관 강당에서 공동으로 장애아동교육보조원 양성 강좌를 열고 있다. 임상강사와 에스케이텔레콤 직원(왼쪽)이 강좌에 참여한 여성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임종진 기자 stepano@hani.co.kr
[기업시민] SK텔레콤 ‘특수교육 보조원’ 양성 후원

지난 7일 오후 서울 성동구 신금호역 근처 대현복지회관 강당. 평범한 주부들로 보이는 30~40대 여성 20여명이 장애아임상연구 강사의 특강에 귀를 쫑긋 세웠다.

생계형 일자리 찾는 주부들
장애통합 교육 도우미로
처우 미흡해도 보람 솔솔
계약제 고용불안 걸림돌

“우리가 학교에서 돌볼 아이들은 특별한 대상입니다. 적합한 행동에는 격려하고, 벌을 줄 때는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방법을 생각해야 합니다.”

에스케이텔레콤이 성동자활후견기관과 공동으로 열고 있는 이 교육에 참여한 사람들은 장애인 통합교육이 이뤄지는 일선 학교에서 장애아동의 교육보조원으로 일하고 있거나 일할 예정인 여성들이다. 이들은 저마다 사정이 절박했다. 남편과 이혼한 뒤 자녀를 혼자서 돌봐야 하거나, 사업 실패로 집안이 풍비박산 나는 바람에 생계를 직접 꾸려야 할 처지에 내몰린 사람도 적지 않았다. 단순히 장애학생을 돕는 ‘자원봉사’ 차원이 아니라, 생계형 ‘일자리’를 얻기 위해 사전교육을 받고 있는 사람들이다.

이들이 받는 임금은 그리 많지는 않다. 정부에서 매달 주는 지원금 65만원과 에스케이가 후원하는 20만~85만원이 전부다. 이곳에서 소정의 교육 과정을 거친 뒤 올해 초 서울 ㄱ초등학교에 장애아동 교육보조원으로 취업한 이아무개(38)씨는 “처우가 좋은 편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나름대로 보람과 긍지가 생겨나는 직업”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일선 학교에서 ‘특수교육 보조원’으로 불린다. 현재 확보된 인력은 2200여명에 이르지만, 교육부 추산으로만 7천명이 더 필요할 정도로 보조원 수는 절대적으로 부족한 실정이다. 민간단체에서는 장애학생들의 통합교육을 위해서는 2만명의 교육보조원이 충족돼야 한다고 보고 있다.

지난 2003년부터 장애통합 교육보조원 양성을 후원해온 에스케이텔레콤은 올해 보건복지부와 한국자활후견기관협회와 협약을 맺어 이 사업에 팔을 걷어붙였다. 회사 쪽은 전국 45개 자활후견기관을 통해 연말까지 400여명의 보조원을 길러내는 등 3년 동안 모두 2400여명의 여성에게 일자리를 찾아줄 계획이다. 장애통합 교육보조원은 가까운 동사무소에서 모집 공고를 통해 선발하며, 180시간의 이론 및 실습교육을 거쳐 전국 242개 자활후견기관과 연계된 시설에서 근무하게 된다.


에스케이텔레콤이 이 사업을 후원하게 된 것은 기업이 직접 고용을 창출하는 것뿐 아니라, 소외계층을 위한 사회적 일자리를 만드는 데 기여하는 것도 기업의 사회적 책임의 중요한 과제라고 인식했기 때문이다. 김도영 에스케이텔레콤 사회공헌팀장은 “특히 사회적 약자 중에서도 저소득 여성계층의 경제적 자립을 돕는 동시에 장애학생들의 통합교육을 지원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고 말했다. 최근 여러 영역에서 사회공헌 활동을 벌이고 있는 기업 입장에서는 새로운 지평을 열어가고 있는 셈이다.

이 사업이 탄력을 받기 위해 풀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전문가들은 학교 현장에서 1년 단위로 재계약이 이뤄지는 신분상의 제약을 가장 큰 걸림돌로 보고 있다. 미국과 캐나다, 독일 등 선진국에서 기업들의 적극적인 후원과 정부 지원에 힘입어 전문직에 버금가는 일자리로 자리를 잡은 점을 고려하면 아직 갈길이 멀다는 얘기다. 홍현희 한국자활후견기관협회 국장은 “아직은 장애통합 교육보조원에 대한 사회적 처우나 지위가 낮고, 고용 불안도 여전하다”며 “일선 학교가 장애아동 분리교육에서 통합교육으로 전환되는 추세를 감안할 때 보조원의 전문화와 체계적인 지원 대책이 아쉽다”고 말했다.

그나마 몇몇 기업들이 사회적 일자리 창출에 적극 나서고 있는 점은 평가할 만하다. 현재 간병인 등을 길러내며 사회적 일자리 창출에 참여한 기업들로는 한화, 교보생명, 이랜드 등이 꼽힌다. 기업의 사회적 일자리 창출은 공익적 성격을 띠면서도 양극화로 인한 계층간 격차를 다소나마 완화하는 방안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조정남 에스케이텔레콤 부회장은 “소외계층에게 일시적인 도움을 주는 것보다 자활의 기회를 제공하자는 것이 사회적 일자리 창출 사업의 취지”라며 “공감대가 확산되면서 빈곤층 문제와 같은 사회적 이슈 해결에 적극 참여하는 기업들이 계속 생겨날 것”이라고 말했다.

홍대선 기자 hongd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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