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10개월전 “과장” 지적
대기업-중견기업 서로 다른 해법
삼성·LG·코웨이 여전히 같은 표현
추가 인증 받고 설명 자세히 보태
위닉스는 작은 글씨로 “99.7%”
쿠쿠·청호·에어비타·대유위니아
아예 광고에서 99.9% 표현 삭제
“대기업은 4~5억 별 게 아니지만
중견쪽은 아예 문제 안만들려는 것“
대기업-중견기업 서로 다른 해법
삼성·LG·코웨이 여전히 같은 표현
추가 인증 받고 설명 자세히 보태
위닉스는 작은 글씨로 “99.7%”
쿠쿠·청호·에어비타·대유위니아
아예 광고에서 99.9% 표현 삭제
“대기업은 4~5억 별 게 아니지만
중견쪽은 아예 문제 안만들려는 것“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해 5월 말 삼성전자·엘지(LG)전자·코웨이·위닉스 등 국내 공기청정기 생산업체의 과장 광고에 대해 과징금을 부과했다. 공정위는 13일 한국암웨이 등 두 곳의 공기청정기 과장 광고를 또 적발했다. ‘99.9% 먼지(바이러스)를 제거한다’는 문구가 문제였다. 특정 조건의 단기 실험 결과를 구체적인 설명 없이 광고하는 것은 성능을 오인하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이 공정위 쪽 설명이다.
삼성전자·엘지전자 등은 여전히 ‘99.9%’라는 표현을 주요 광고 문구로 쓰고 있다. 10개월 전과 다른 것은 실험 조건 설명이 더 상세한 것이다. 반면, 위닉스·쿠쿠 등은 ‘99.9%’라는 표현을 광고에서 사실상 빼버렸다.
삼성전자는 주력 제품인 큐브 공기청정기 온라인 광고에 ‘독보적인 99.999 필터시스템’이라는 표현을 두드러지게 쓰고 있다. 지난해 ‘99.99% 박테리아 제거’ 표현 등을 공정위가 지적했는데, 이보다 더 강화된 표현이다. 다만 삼성은 ‘이는 필터에 흡입된 공기에 한한 것’이며, ‘국제인증기관 인터텍 인증을 받은 자사실험 결과’라는 설명 등을 길게 덧붙였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지난해 공정위 지적 뒤, 성능 인증을 강화하고 설명을 자세히 붙였다”고 말했다.
엘지전자는 삼성전자와 마찬가지로 ‘99.99% 먼지를 제거한다’는 표현을 여전히 퓨리케어 공기청정기에 쓰고 있다. 다만 이 내용을 큰 제목이 아닌 설명 부분에 넣고, 넉줄의 추가 설명을 통해 실제 상황은 다를 수 있다는 점을 알리고 있다. 코웨이는 큰 제목으로 ‘0.02㎛ 먼지를 99.9% 제거한다’고 광고한다. 이전보다 크기는 약간 줄었지만 주요 내용으로 사용하는 것은 달라지지 않았다.
이들 세 회사는 가전 부문에서 덩치가 가장 큰 축에 든다. 삼성과 엘지는 국내 1, 2위 전자회사이고, 코웨이는 렌털 가전 분야에서 압도적인 1위다. 기존 인증 외에 추가 성능 인증을 받았다는 공통점도 있다. 삼성은 영국 인터텍, 엘지는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 코웨이는 한국기계연구원에서 추가 인증을 받았다.
반면 상대적으로 덩치가 작은 중견업체들은 공정위 지적 뒤 ‘99.9%’라는 표현을 대부분 삭제했다. 공기청정기 시장 3위 안에 드는 위닉스는 큰 글씨로는 ‘초미세먼지를 완벽하게 제거한다’고 적고, 아주 작은 글씨로 ‘초미세먼지까지 99.7% 제거한다’고만 광고한다. 잘 안 보이는 수준으로 작아졌다. 쿠쿠전자와 청호나이스, 에어비타, 대유위니아 등은 아예 광고에 ‘99.9%’라는 표현을 쓰지 않고 있다. 위닉스 관계자는 “공정위 지적은 소비자를 현혹하지 말라는 것”이라며 “약간의 매출 손해가 있더라도 문제되는 문구를 최소화하는 것으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대기업은 4억~5억원의 과징금이 별 게 아니지만, 중견업체는 다르다. 아예 문제 소지를 만들지 않으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근 인기있는 일본 발뮤다는 공기청정기 광고에 ‘99.9% 제거’라는 표현을 핵심 문구로 쓰고 있다. 발뮤다는 국내 회사 대부분이 받는 한국공기청정협회 성능 인증인 시에이(CA) 인증은 받지 않았다. 중국 샤오미도 국내 성능인증을 안 받았다. 발뮤다 쪽은 “일본 쪽 성능 기준을 따랐다”고 밝혔다.
최현준 기자 hao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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