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소류와 공업제품(석유류) 가격 하락 및 서비스요금 상승 둔화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년8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2일 통계청이 발표한 3월 소비자물가동향을 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한 해 전보다 0.4% 올랐다. 1월(0.8%), 2월(0.5%)에 이어 석 달 연속 0%대 상승률이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2016년 7월(0.4%)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상승률을 품목별로 보면 석유류가 9.6% 하락했다. 특히 국제유가 하락, 유류세 인하 영향으로 휘발유(-12.6%), 경유(-7%) 등이 크게 내렸다. 채소류는 12.9%, 농산물과 축산물도 각각 0.7%, 1.7% 떨어졌다.
서비스 물가는 1.1% 올랐지만 상승률은 2월(1.4%)보다 낮아졌다. 외식물가가 2.3% 올랐고, 개인서비스도 2% 상승했다. 하지만 무상급식 정책으로 학교급식비(-41.3%)는 크게 줄었다. 병원검사료(-16.5%)도 감소했다. 김윤성 통계청 물가동향과장은 “물가가 낮은 주요 요인은 석유류와 채소류 가격 하락이고, 서비스 부문 상승 폭 둔화도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한국은행은 소비자물가 상승률 둔화 추세가 당분간 이어지겠지만 하반기에는 상승률이 커지는 쪽으로 방향이 바뀔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 2월28일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을 보면, 최근 소비자물가 하락은 석유류 가격 하락, 농·축·수산물 상승 폭 축소, 관리물가(국가가 가격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품목, 공공요금·의료비 등) 하락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다만 유류세 인하 종료 및 공공요금 인상 계획 등을 고려할 경우 하반기에 다시 물가상승률이 오를 것으로 전망됐다.
이경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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