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세계은행 춘계회의 참석차 미국 워싱턴을 방문중인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12일(현지시각) 국제통화기금 본부에서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 총재와 면담에 앞서 악수하며 인사를 나누고 있다. 기획재정부 제공
주요 20개국(G20) 등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WB)의 주요국이 세계 경제 하방 리스크에 적극적인 대처를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세계경제의 성장세가 내년부터 개선되겠지만 상존한 위험 요소를 주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국제통화기금의 24개 이사국으로 이뤄진 국제통화금융위원회(IMFC)는 내년에 세계경제 성장세가 강해질 것으로 예상하지만 위험 요소가 여전하며 국제 협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의견을 모았다. 이들은 13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디시(DC)에서 회의를 마치고 발표한 성명(코뮤니케)에서 “2020년에는 성장세가 강화될 것으로 예상되나, 무역긴장·정책 불확실성·지정학적 위험·높은 부채 수준 등의 하방 리스크가 상존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이들은 재정 정책의 역할을 강조했다. 성명은 “세계경제의 확장 기조를 유지할 수 있도록 리스크를 완화하고 필요시 성장세 강화를 위한 즉각적 조처를 할 것”이라며 “재정 정책은 필요한 완충 여력을 재건할 수 있어야 하고, 유연하고 성장 친화적이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또 지속가능한 성장과 투자를 위해 거시 경제 지표를 건전하게 유지하고, 건전한 정책과 회복력이 있는 국제통화시스템을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융부문 개혁의 일관성 있는 추진과 함께 고령화 등 구조적 변화에 맞춘 규제 정책을 도입해야 한다는 것이다. 성명은 “인구변화로 인한 도전과제들의 해결을 도모하고 기술변화 및 경제 통합에 따른 이익이 널리 공유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그에 따른 비용 부담을 효과적으로 지원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획재정부는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 총재가 이날 회의에서 “국제 공조가 약화하고 있는 상황에 우려를 표하고 다자주의를 다시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인구구조 변화, 양극화 심화, 기후변화 등 국제 사회의 공동대응이 필요한 구조적 도전과제에 직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는 것이다.
한편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주요20개국 재무장관 회의에서 강하고 지속가능하며 균형 잡힌 포용성장의 모멘텀을 만들어 가자고 제언하면서 한국의 정책 사례를 소개했다. 홍 부총리는 “한국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대 수준의 재정 증가율(9.5%), 추가경정예산 편성 등을 통해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며 “규제 샌드박스 등을 통한 기업의 규제 부담 경감과 산업경쟁력 제고, 노동의 유연안전성 강화 등 중장기 구조개혁을 통해 지속가능한 성장을 도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경제가 위기를 겪을수록 취약계층에 대한 포용적 성장의 모멘텀이 중요하다”며 “기초생활보장제도의 문턱을 낮추고 근로장려금 지급액을 확대하는 등 포용성을 강화하고 있다”고 한국 정부의 노력을 설명했다.
노현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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