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 참석을 위해 방문한 피지에서 한중일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 총재 회담을 갖고 발언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시스템반도체 비전 선포식’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만난 뒤 정부와 기업계의 관계가 부쩍 가까워지는 모양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5~6월 집중적으로 대기업 경영인들과 만남을 가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홍 부총리는 2일(현지시각)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 및 아세안+3(한중일) 재무장관 회의 참석차 방문한 피지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리 경제가 어려움을 극복하려면 대기업이 많은 투자를 해야 한다”며 “5∼6월에는 집중적으로 대기업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홍 부총리는 그간 중소기업, 소상공인 등을 대상으로 산업현장 방문을 이어왔는데, 앞으로 대기업을 대상으로도 외연을 넓히겠다는 것이다.
홍 부총리는 이어 “경제활력 제고를 위해 정부가 노력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주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본다”며 “삼성전자 행사장에서도 이재용 부회장과 만나자는 이야기를 나눴다”고 말했다.
앞서 한국은행은 지난달 25일 1분기 경제 성장률이 전분기 대비 -0.3%를 기록했다고 밝힌 바 있다. 수출과 설비투자가 각각 전기 대비 -2.6%, -10.8%로 뒷걸음친 게 주요 원인이었다. 특히 설비투자 감소율은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를 겪었던 1998년 1분기(-24.8%) 이후 가장 감소폭이 컸다. 정부가 향후 10년간 133조원 투자를 약속한 삼성전자에 대한 지원책을 약속한 데 이어, ‘경제 사령탑’이 적극적인 친기업 행보를 예고한 데 눈길이 쏠리는 까닭이다.
홍 부총리는 이어 “1분기 성장률 지표가 마이너스로 나와 큰 책임감을 느낀다”면서도 “3월 산업활동동향 지표에서 나온 것처럼 경기 흐름이 개선되는 모양도 보인다”고 말했다. 홍 부총리는 하반기 반도체 사정이 나아지면 수출이 반등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정부는 앞서 지난달 29일 경제활력대책회의에서 대기업을 비롯한 중견·중소기업의 민간 투자를 이끌기 위해 최대한의 지원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회의를 주재한 홍 부총리는 “에스케이(SK)하이닉스의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계획과 삼성의 시스템반도체 133조원 투자계획 등을 잘 뒷받침하겠다”고 언급했다.
노현웅 기자
golok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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