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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미 연준도 한은도 “저물가 일시적” 그 ‘일시적 시기’는 언제까지 일까

등록 2019-05-02 18:05수정 2019-05-02 19:26

각국 통화당국 새로운 난제
연준 의장 “일시적 요인들 작용”
한은 “하반기엔 1%대로 오를 것”

기대인플레이션율 2.5% 이르러
실제 물가상승으로 이어질 수도

유통혁신 가격하락·소비위축 등
구조적 요인 겹쳐 논쟁 지속
최근 전세계 경제에서 ‘저물가 현상’은 이른바 ‘필립스 곡선 평탄화’(물가와 실업률 사이의 전통적 반비례 관계의 약화·소멸) 현상과 맞물리면서 하나의 퍼즐(수수께끼)처럼 인식되고 있다. 저물가가 과연 일시적이냐 경제구조 변동을 반영한 구조적·영속적인 현상이냐를 둘러싼 논쟁이 지속되고 있고, ‘저물가 장기화’는 각국 통화정책이 부닥치고 있는 주요 난관이기도 하다. 이런 중에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미국의 저물가는 일시적 현상”이라고 언급하면서 한국을 포함한 전세계 저물가 현상이 과연 ‘일시적이었던 것’으로 확인될지 관심을 끈다.

파월 의장은 2일(한국시각)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기자회견에서 “요즘 미국경제 저물가는 일시적(transitory) 요인들의 영향”이라고 말했다. 정책금리 인하 기대가 시장에서 성급히 확산되는 것을 경계하려는 목적이 담긴 말로 평가된다. 연준은 지난 3월 헤드라인물가(일반 소비자물가) 하락의 주요인으로 꼽았던 ‘낮은 에너지가격’ 문구를 이번 성명서에서는 삭제하고, 대신에 ‘의류비 및 투자자문서비스 비용 하락’ 등 일시적 요인을 내세웠다. 또 올해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 전망치를 1.9%로 유지해 현재 저물가는 ‘일시적’이라는 분석을 재차 확인했다.

한국 경제도 2013년부터 ‘1%대 저물가 시대’를 오랫동안 통과중이다. 올들어 소비자물가는 대폭 더 낮아졌다. 작년 4분기 1.8%(분기 중 월평균·전년동기대비)에서 올해 1분기에 0%대(0.5%)로 내려앉았다. 1분기 마이너스 성장에 못지 않은 꽤 놀라운 하락폭이다. 당연히 한은의 물가전망 경로도 바뀌었다. 지난 1월 경제전망에서는 올 상반기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1.2%로 전망했으나 4월 수정전망에서는 0.7%로 낮췄다. 연간 물가전망치도 1.4%에서 1.1%로 내렸다.

그럼에도 한은은 내년 연간 물가 전망치는 1.6%로 유지했다. 파월의 발언처럼 현재의 저물가를 일시적 현상으로 판단하고 있는 셈이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 4월 “임금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고 공급(농산물·석유류 등)쪽 물가 하방압력이 완화되면서 하반기에는 0%대를 벗어나 1%대 초중반으로 높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은은 1% 안팎의 낮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이어지는 배경에는 수입물가와 농산물 가격 하락 등 수요·공급 외에도 무상보육·급식 등 정부 복지정책 확대가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한은 물가분석부는 “최근 저물가 지속은 인구 구조변화, 온라인거래 확산 같은 유통구조 영향도 있으나 복지정책 확대에 따른 영향도 크다”며 “하지만 복지정책 확대가 지속되면서 물가 하방압력으로 작용할 것인지는 다소 의문”이라고 말했다. 일시적 요인들이 걷히면 물가 오름세가 점차 확대될 것이라는 얘기다.

향후 1년간 물가상승률에 대한 가계·기업의 전망인 기대인플레이션율이 2.5% 부근에 계속 머물고 있는 것도 물가당국이 2.0%(한은의 2019년 이후 중기 물가안정목표) 부근까지 물가상승률이 높아질 가능성을 점치는 배경 중 하나다.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작년 2분기 이후 올해 3월까지 분기로든 월별로든 2.3~2.6%를 유지하고 있다. 기대인플레이션이 높으면 제품 판매가격과 노사교섭 임금상승률이 높아지게 되고, 이에 따라 기대인플레이션이 실제 물가상승률 향방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총수요 등 민간소비 부진 역시 어느 정도 ‘일시적 요인’으로 꼽힌다. 가계부채(2018년 말 잔액 1534조6천억원)에 짓눌린 가계마다 빚을 갚아야 하는 상황이라 돈이 금융권에서만 맴돌고 실물부문으로 연결되지 않아 상품가격이 오르지 않고 있다는 것인데, 반대로 부채가 축소되면 곧 인플레이션이 다시 찾아올 수 있다고 볼 수도 있다.

물론 저물가에는 일시적 요인 외에도 구조적 요인으로 △평균소비성향이 낮은 고령인구 급증 같은 인구구조 격변 △아마존으로 상징되는 유통혁명 및 ‘가격비교 정보’ 확산 △노동생산성 향상 등이 함께 작용하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시장에서 경쟁하는 제품 사이에 품질 격차가 줄어들고 생산성도 높아지면서, 가격경쟁이 격화해 낮은 물가가 유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파월 의장도 기자회견에서 ‘생산성 향상’을 저물가 요인의 하나로 언급했다.

조계완 기자 kye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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