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소득층 지원을 위한 정부의 정책적 노력에도 불구하고 소득 하위 20% 가구의 소득(전년 동월 대비)이 5분기 연속 줄어들었다. 전체 가구의 처분가능소득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분기 이후 10년 만에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23일 통계청이 발표한 ‘1분기 가계동향조사(소득)’ 자료를 보면, 지난 1분기 1분위 가구(소득 하위 20%)의 월평균 소득은 125만4천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 감소했다. 감소폭은 지난해 4분기(-17.7%)에 비해 진정됐지만, 지난해 1분기 이후 5분기째 마이너스 행진이다. 기초연금·사회수당 등을 포함하는 이전소득은 63만1천원으로 5.6% 늘었지만, 근로소득(40만4400원)이 14.5%나 줄어든 탓이다.
소득 상위 20%와 하위 20%의 소득을 비교하는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5분위 배율’은 5.80배로 지난해 1분기(5.95배)보다 다소 개선됐다. 사회안전망 확충 등 정부의 복지정책이 재분배 효과를 끌어올린 덕이다. 박상영 통계청 복지통계과장은 “5분위 배율이 다소 개선됐지만, 시장소득 상황이 좋아진 것으로 판단하기에는 조금 더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체 가구의 소득 증가세도 미약했다. 1분기 전체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482만6천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는 2017년 2분기(0.9%) 이후 가장 낮은 증가율이다. 특히 세금·사회보험·이자비용 등 비소비지출을 제외한 처분가능소득은 374만8천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5% 줄었다. 처분가능소득이 감소한 것은 2009년 3분기(-0.7%) 이후 처음이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감소폭이 개선되긴 했지만, 1분위 소득이 여전히 줄어든 점에 대해 가슴 아프게 받아들인다”며 “한국형 실업부조 도입 등 사회안전망 강화 방안을 내년도 예산안에 적극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노현웅 기자
golok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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