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비틀스’로 불리는 방탄소년단(BTS)의 소속 기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기업가치가 최대 2조3천억원으로 ‘유니콘’(기업가치가 10억 달러 이상인 비상장 스타트업) 수준에 올라섰다는 분석이 나왔다.
현대경제연구원은 6일 ‘방탄소년단의 성공 요인 분석과 활용방안’ 보고서에서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2018년 기준 기업가치가 1조2800억(11억6천만달러)~2조2800억원(20억7천만달러) 수준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는 국내 증시에 상장된 3대 연예기획사인 에스엠(SM·1조604억원), 제이와이피(JYP·9296억원), 와이지(YG·5805억원)의 5일 시가총액을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보고서는 3대 기획사의 지난해 실적과 주가수익비율(PER)·순부채를 토대로 빅히트의 상대적인 기업가치를 산출했다고 설명했다. 빅히트의 지난해 매출액은 2142억원이며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641억원, 502억원으로 2016년 대비 6배 이상 증가했다. 방탄소년단의 ‘빅히트’에 힘입어 기획사의 실적과 기업가치가 급증한 것이다.
보고서는 방탄소년단의 성공 요인으로 우선 기획사의 명확한 경영전략을 꼽았다. 구성원의 자율성을 존중해 창의성을 극대화했고 음악산업의 글로벌 트렌드를 선도하는 전략이 주효했다는 것이다. 특히 콘텐츠 중심의 ‘플랫폼 기업’이라는 명확한 목표를 추구한 것으로 평가했다.
밀레니얼 세대의 등장과 해외 음악시장의 성장은 수요 기반을 넓히는데 유리하게 작용했다. 방탄소년단은 정보통신기술(ICT)에 능숙한 밀레니얼 세대를 겨냥해 소셜미디어에 콘텐츠를 직접 공유하는 방식으로 소통했다. 미국과 일본 등 시장 규모가 큰 해외 음반시장에 진출한 것도 효과적이었다. 디지털 콘텐츠 산업과 한류 등 연관산업의 발전은 방탄소년단의 성공을 뒷받침했다. 세계 디지털 콘텐츠산업 시장은 오는 2021년 2조1천억 달러로 2016년 대비 약 1.7배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경쟁력 있는 음악 콘텐츠와 두터운 팬층은 세계 시장에서 인기를 이어갈 수 있는 원동력으로 자리 잡았다. 케이팝(K-pop) 특유의 안무뿐 아니라 힙합풍의 리듬, 전자음악이 매력을 발산했고 청년층의 고민과 사회적 이슈가 담긴 시리즈 형식의 앨범도 팬들의 기대에 부응했다. 팬층은 북미, 아시아 등 다양한 지역에 분포됐고 팬클럽 아미(ARMY)를 매개로 결집했다.
방탄소년단의 성공은 국내 기업들에 브랜드 가치 제고와 문화콘텐츠 개발 등 사업적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보고서는 전망했다. 방송·영상·영화·문화·여행 등 서비스 산업과 식음료·화장품·의류·자동차·가전·유무선 통신기기(IT) 등 소비재 산업에 파급효과가 있을 것으로 분석됐다.
한광덕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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