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컵’ 조현민 6월 부사장 취임 이어
이명희 전 이사장도 상근고문 맡아
고 조 회장 추모사업 챙긴다지만
“등기이사 고문은 드문 사례” 눈길
이명희 전 이사장도 상근고문 맡아
고 조 회장 추모사업 챙긴다지만
“등기이사 고문은 드문 사례” 눈길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이 한진그룹 주요 계열사인 정석기업 고문으로 사실상 일선 경영에 등장했다. 지난해 이른바 ‘물컵 갑질'로 퇴진한 이 고문의 둘째 딸 조현민씨 역시 지난달 정석기업 부사장으로 복귀했다. 한진그룹 핵심 계열사로 총수일가 재산 관리와 깊은 관련이 있는 정석기업이 주목받고 있다.
이 전 이사장이 정석기업 고문을 맡은 것은 지난달이다. 한진그룹이 지난 5일 공식 발표하면서 뒤늦게 확인됐다. 이 고문은 2006년 9월부터 정석기업 비상근 사내이사를 지내오다 이번에 고문 역할을 추가한 것이다. 한진그룹은 “(이 전 이사장이) 최근 고 조중훈 창업주, 고 조양호 회장 추모 관련 사업 진행을 위한 고문 역할도 수행하게 됐다”고 이유를 밝혔다.
추모 사업 관련 역할을 위해 상근 고문직까지 맡는 것이 일반적으로 납득되지 않는다는 반응이 많다. 정선섭 재벌닷컴 대표는 “퇴직한 임원을 고문으로 기용하는 경우는 있어도 등기된 이사가 고문을 맡는 건 전례가 많지 않다”며 “조중훈 회장과 조양호 회장 추모사업 진행을 왜 (부동산 관리 회사인) 정석기업에서 하는지, 그렇다면 그 목적과 (이 전 이사장의) 역할은 무엇인지, 보수가 지급된다면 어떤 규정에 의해 지급되는지 등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고문은 정석기업에서 추모사업뿐 아니라 자녀들은 물론 그룹 경영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할 것이라는 관측이 더욱 유력하게 제기된다. 부동산 임대 회사인 정석기업은 총수일가의 사실상 ‘가족회사’에 가깝다. 정석기업 지분의 48.27%를 지주사 한진칼이 보유하고 있으나, 고 조양호 회장 20.64%, 정석기업 자기주식 13.02%, 정석물류학술재단 10%, 고 조 회장의 매형인 이태희 변호사가 8.07%를 소유하고 있다. 정석기업은 한진그룹 부동산 임대 사업 등을 관리하는 ‘알짜 회사’인데다, 일각에서는 총수일가의 개인 부동산도 관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고문 등 총수 일가의 향후 정석기업 지배에 시장의 눈길이 쏠린다. 총수일가가 정석기업에서 막대한 보수를 챙기고 이를 상속세 재원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진칼 주주들이 이런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일지도 주목된다. 지난해 서울 남부지검은 정석기업 회사자금으로 조양호 전 회장의 자택 경비대금과 공사비 등 16억여원을 쓰게 한 혐의로 조 전 회장을 재판에 넘겼다. 조원태 회장 등 3남매가 보유한 정석기업 주식 7만여주를 정석기업이 더 비싸게 사들이게 하고 총수일가 등 3명을 정석기업 직원인 것처럼 속여 허위급여 20여억원을 지급하게 한 혐의도 조 전 회장이 받았다. 조 전 회장은 세상을 떠나면서 공소기각 됐지만, 원종승 정석기업 사장은 배임 혐의로 공소가 진행 중이다.
신민정 기자 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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