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취업자 수가 28만1천명 늘어 1년5개월 만에 증가 폭이 가장 컸다. 이에 따라 상반기 취업자 증가 수는 월평균 20만7천명으로 집계돼, 정부의 올해 목표치(월평균 20만명)를 넘었다. 전체 취업자 수 증가 규모로만 보면, 지난해 내내 이어졌던 고용 부진에서는 완전히 벗어난 모양새다. 다만 주당 17시간 이하 초단기 일자리에서 주로 취업자가 늘었고, 우리 경제의 주축인 40대와 제조업에서 고용이 동반 감소하는 현상도 1년 이상 계속되고 있다. 경기 하강으로 인한 민간의 고용 부진을 정부가 재정을 투입해 만든 일자리로 간신히 버티는 상황이다.
10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9년 6월 고용동향’을 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2740만8천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28만1천명 늘었다. 취업자 증가 폭은 지난해 1월(33만4천명) 이후 최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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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노인 일자리 사업이 많은 보건 및 사회복지서비스업에서 12만5천명(6%) 늘었고, 외국인 관광객 유입 등으로 숙박 및 음식점업에서도 6만6천명(2.9%) 증가했다. 교육서비스업도 7만4천명(4%) 늘었다. 반면 제조업은 반도체를 포함한 전자부품과 전기장비 쪽 감소 영향으로 6만6천명(1.5%) 줄었다. 도소매업도 4만명(1.1%) 감소했다.
15~64살 인구 가운데 취업자 비중을 나타내는 고용률은 67.2%로, 전년 동월 대비 0.2%포인트 상승했다. 40대(-0.7%포인트)를 제외한 전 연령층에서 고용률이 올랐다. 특히 60살 이상 고용률은 전년 동월보다 1.2%포인트 올랐다. 청년층(15~29살) 고용률도 0.3%포인트, 30대에서도 0.5%포인트 상승했다. 올해 1~6월 평균 취업자 증가 수는 20만7천명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지난 3일 발표한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에서 올해 취업자 수 증가 목표를 20만명으로 제시했다. 정부의 적극적인 일자리 사업과 일부 민간 분야 일자리 증가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치며 상반기까지 목표치를 초과달성한 모습이다.
하지만 고용의 질을 보면 낙관할 상황은 아니다. 우선 제조업과 도소매업 고용 사정이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있다. 제조업 취업자는 지난해 4월부터 15개월째 하락했다. 도소매업도 2017년 12월 이후 17개월째 감소하다 5월에 잠시 멈춘 이후 지난달 다시 하락했다.
제조업과 도소매업 부진은 우리 경제의 ‘허리’ 구실을 하는 30~40대 고용에 직격탄을 던진다. 40대의 고용률은 지난해 2월부터 17개월째 전년 동월 대비 감소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제조업과 40대 고용의 동반 감소가 1년 이상 지속되는 것이다. 30대 고용률도 지난해 11월부터 하락하거나 제자리에 머물다가 지난달에야 상승했다.
늘어난 일자리 대부분이 주당 1~17시간 일하는 초단기 근로자 증가(20만9천명)에 기인했다는 점도 문제다. 성재민 한국노동연구원 동향분석실장은 “고용이 늘어난 음식점·숙박업의 경우 최저임금 인상 및 주휴수당 (부담) 때문에 15시간 미만 단시간 근로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며 “고용 규모는 커지지만 전체적으로는 30~50대를 중심으로 노동시장 둔화가 지속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업자 수는 지난달 113만7천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10만3천명 늘었다. 실업률(4%)은 전년 동월 대비 0.3%포인트 올랐다. 통계청은 지방직 공무원 시험 일정이 5월에서 6월로 이동하면서 지난달 시험 응시(구직활동)를 하는 젊은층 인구가 실업자로 다수 포착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정동욱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은 “고용률과 실업률이 동반 상승하는 경우는 일자리가 열리면서 구직활동을 하는 사람들이 생겨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국회에서 진행된 경제 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일자리 정책에 대한 질의에 “30~40대 일자리, 제조업 일자리 등 좋은 일자리가 감소한 점에 대해서는 심각하게 인식하고 정부도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경미 노현웅 기자
km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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