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쇼핑과 홈쇼핑 등 온라인 무점포 소매유통의 체감경기가 계속 호조를 보이는 반면 슈퍼마켓·백화점·편의점·대형마트 등 오프라인 소매유통은 썰렁한 분위기가 이어지는 등 온라인-오프라인 소매유통 분야가 ‘희비 쌍곡선’을 그리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11일 소매유통업체 1천곳을 대상으로 ‘2019년 3분기 경지전망지수’를 조사한 결과 93으로 기준치인 100을 하회했다고 밝혔다. 경기전망지수가 기준치 100을 웃돌면 다음 분기 경기가 호전될 것으로 예상하는 기업이 많다는 뜻이고, 밑돌면 그 반대다. 3분기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는 2분기에 비해 2포인트 상승한 것이다. 경기전망지수가 상승세를 보인 것은 2018년 2분기 이후 5분기 만에 처음이다. 하지만 2015년 2분기 이후 17분기째(4년3개월) 100을 하회하고 있다. 이는 소매유통시장 부진이 단순히 경기 사이클 문제라기 보다는 구조적 요인 때문임을 보여준다.
업태별로 보면 온라인과 오프라인 분야의 명암이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온라인 무점포 소매유통은 경기전망지수가 103으로 100을 상회한 반면, 오프라인 영역인 대형마트(94), 편의점(87), 백화점(86), 슈퍼마켓(84)은 모두 100을 하회했다. 온라인쇼핑과 홈쇼핑의 지수는 2016년 4분기부터 12분기째(3년) 100을 상회하고 있다. 특히 온라인쇼핑은 지난 4년 동안 연평균 30%에 가까운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고, 지난해 기준 국내 총소비시장 규모 363억원 중 31.4%를 차지했다. 상의는 모바일쇼핑 활성화, 1인가구 증가, 온라인쇼핑 가능 품목 확대 등의 영향으로 앞으로도 온라인쇼핑 분야가 높은 성장세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소매유통업의 3분기 수익성 전망도 온라인과 오프라인 분야가 큰 차이를 보였다. 소매유통업 전체로는 악화될 것이라는 전망(29.7%)이 호전될 것이라는 전망(15.7%)의 두배 수준을 나타냈다. 반면 온라인쇼핑과 홈쇼핑은 호전될 것이라는 전망(25.7%)이 악화될 것이라는 전망(22.9%)보다 더 많았다.
대한상의 강석구 산업정책팀장은 “온라인 채널로 유통되는 소매품목이 과거보다 다양해지고 거래량도 늘고 있는 반면 오프라인 채널을 기반으로 한 전통적 유통기업들은 경영악화, 실적 감소로 큰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며 “유통시장의 구조가 바뀌는 상황에서 오프라인 유통기업을 강자로만 보고 규제하는 기존 정책에 대한 면밀한 재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곽정수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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