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25일 서울 종로구 주한일본대사관 앞에서 일본제품 불매운동 참가 사연 등을 밝히는 ‘일본대사관 앞 시민 촛불 발언대’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지방발 일본행 노선에서 나타난 일본행 항공편 축소 흐름이 인천~일본행 노선으로도 점차 확대되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공급이 늘어난 지방공항의 국제선 노선은 일본 불매운동 이전부터 축소가 예정된 상황이었지만, 수요가 많은 인천공항발 일본행 노선도 축소 흐름에 동참하게 된 것이다. 일본행 여객 수 급감이 수치로 나타나면서 항공사들의 셈법도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31일 <한겨레> 취재를 종합하면, 아시아나항공은 9월 중순부터 인천~후쿠오카·오사카·오키나와 노선에 투입할 항공기를 에어버스330에서 비교적 규모가 작은 보잉767·에어버스321 등으로 변경하기로 했다. 에어버스330은 최대 298석이 가능하지만 바뀌는 항공편은 200석 안팎이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해당 노선들은 하루 1~6편까지 운항하는 노선으로 8~9월 예약률이 전년보다 떨어져 소형기로 변경하게 됐다”며 “일본 수요 감소의 영향도 없다고는 할 수 없다”고 말했다. 9월3일부터 부산~삿포로 노선 운항을 중단하기로 한 대한항공도 인천발 후쿠오카·오키나와 등 일본 관광노선 등에 투입될 항공기 규모를 줄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앞서 일부 저비용항공사(LCC)들은 지방발 일본행 노선을 축소한다고 밝혔지만, 이는 일본 수출규제 조치 이전부터 계획됐다는 점에서 일본 불매운동의 직접적 여파로 보긴 어려웠다. 티웨이항공은 수출규제 이전부터 부산~사가·오이타, 대구~구마모토 등의 정기편 운항을 9월부터 중단할 계획이었다. 티웨이항공 관계자는 “일본 수출규제 전부터 영업적 관점에서 검토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9월부터 부산~삿포로·오사카 노선 운항을 중단할 예정인 이스타항공도 “작년 하반기부터 (지방발 일본노선) 공급이 워낙 많이 늘어 두달 전쯤 노선 축소를 계획했는데, 소비자에게 알려진 시점이 일본 무역보복 때와 맞물렸다”고 했다.
일본으로 향한 여객수요가 두 자릿수 이상 줄었다는 게 수치로 드러나면서 항공사들의 일본 노선 구조조정은 빨라질 가능성이 커졌다. 국토교통부 항공통계를 보면, 일본 불매운동 이전인 6월 하반기(16~30일, 53만9660명)보다 7월 상반기(1~15일, 50만1122명)의 일본 여객 수는 7.1% 줄었고, 6월 하반기와 7월 하반기(16~30일, 46만7249명)를 비교하면 감소 폭은 13.4%로 커졌다. 항공권 예약 사이트인 위메프투어도 “전체 국제선에서 일본행 항공권 환불 건수가 차지하는 비중은 6월 넷째 주 9%에 불과했지만, 7월 셋째 주는 44%로 늘었다”고 밝혔다. 지마켓과 옥션도 7월1~28일 4주간 항공권 매출을 분석한 결과, 일본노선 매출이 전년 대비 38% 하락했다. 한 항공사 관계자는 “일본 노선 감축은 10월 말 시작되는 동계스케줄 운영에 앞서서도 할 수 있어 현재 항공사들이 노선 개편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신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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