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가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대기업들이 일감을 적극 개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전임 김상조 위원장(현 청와대 정책실장)의 재벌 일감몰아주기 근절 정책에서 한발 더 나아가 계열사간 내부거래에 묶여있는 일감을 중소기업에 개방할 수 있도록 적극 유도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조 후보자는 2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앞서 배포한 인사말에서 “최근 어려운 경제상황 속에서 공정경제 추진이 후퇴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와 과도한 법집행을 견제하는 목소리가 동시에 제기된다”며 “공정위가 시장규칙에 따라 공정한 경쟁이 이뤄지도록 감시하는 심판자로서 일관된 원칙에 따라 판단하고 집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최근 우리 경제가 당면한 저성장의 고착화, 미·중간 무역분쟁, 일본의 수출규제 등의 위기를 극복하고 4차 산업혁명시대에 맞는 경쟁력을 갖추러면 공정경제 확산을 통해 경제 체력을 키워야 한다”며 “공정위원장으로 일할 기회가 주어지면 시장경제의 파수꾼 역할을 책임지고 시대적 과제인 공정경제 정책을 흔들림없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조 후보자는 첫번째 역점 과제로 갑질 근절을 꼽았다. 조 후보자는 “갑을관계에서 발생하는 불공정행위를 감시, 제재하는 한편 모범 기업들에 유인책을 주어 기업들이 자율적으로 유기적인 상생협력체계를 구축하도록 유도하겠다”며 “특히 대기업들이 일감을 적극적으로 개방할 수 있는 유인체계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을의 위치에 있는 사업자가 정보의 비대칭성으로 인해 손해보는 일이 없도록 정보에 대한 접근성과 투명성을 높여 구조적인 갑을문제를 완화시키겠다”며 “가맹 희망 점주가 가맹본부의 주요 정보를 사전에 알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또 조 후보자는 “소재·부품·장비산업 등에서 국내 기업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불확실성을 최소화시키는데 공정위가 할 수 있는 역할을 찾겠다”며 “혁신적이고 경쟁력 있는 중소기업을 발굴해 장기적인 성장파트너로 육성하기 위한 투자결정이 공정위의 규제대상인 여부에 대해 사전심사를 청구하는 경우 최대한 신속히 심사하겠다”고 밝혔다. 조 후보자는 “공정위가 본연의 역할을 하려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공정위가 높은 수준의 전문성과 공정성 뿐만 아니라 완벽한 수준의 청렴도를 갖춰 국민으로부터 신뢰받을 수 있는 조직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조 후보자는 이밖에 ICT사업자의 독과점 남용행위 제재 때 혁신적 경제활동 부당하게 저해하는 일이 없도록 하고, 소비자의 안전 및 정보접근권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곽정수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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