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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2006 새해특집] 월급봉투 약간 두툼해지고 장사도 차츰 ‘햇볕’

등록 2005-12-30 18:33수정 2005-12-31 10:43

새해 살림살이 주름살 펴질까

올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은 5%에 이를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3.9%였으나 국민총소득(GNI) 증가율은 0%인 것에서도 알 수 있듯, ‘성장’의 과실이 피부에 느껴지지 않고 있다. 또 오랜 불황에 지친 서민들은 점점 통계수치 놀음에 무감각해지고, ‘희망’의 자리에 ‘절망’과 ‘체념’을 채워넣는 일에 익숙해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기회복이 가시화됨에 따라 올해는 서민들의 주머니도 좀 두둑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잇따라 나와 마음만이라도 훈훈해 진다. <한겨레>는 ‘경제’가 아닌, ‘우리 살림살이’가 올해 얼마나 나아질지 서민들의 눈높이에 맞춰 들여다봤다. △월급은 얼마나 오를지 △장사는 좀 될런지 △집값·전세값은 어떻게 되는지 △주가는 어떨런지 등 일반인들이 가장 궁금해할 4개 분야를 골랐다. 새해에는 부자는 못 되더라도, 우리 모두 ‘등 따습고, 배 부르기’를 기대해본다. 편집자 주

올 임금인상 작년 6%대 넘을 듯

직장인 봉급 나아질까

경기도 용인의 기계부품 제작 중소업체에 다니는 이상윤(32·신기술사업팀) 과장은 ‘새해에는 지난해보다 좀더 많은 월급을 받을 것’이란 기대에 마음이 뿌듯하다. 지난해 새로 개발한 제품이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으면서, 올해는 사장이 신규직원 채용에 나서고 월급도 10% 이상 올려주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200만원 조금 넘는 월급을 받아온 이 과장은 물론 동료 직원들의 표정도 지난해 연말부터 한층 밝아졌다.

새해 직장인들의 소망 가운데 첫째는 단연 봉급 인상이다. 자영업자와 중소업체들도 올해는 장사가 잘 돼 좀더 넉넉한 수입을 올리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다. 두둑한 지갑을 기대하는 이들의 새해 꿈은 얼마나 이뤄질까?


경총 “가이드라인 높아질 것”
국민소득 증가율 4% 달할 듯

노동부의 통계를 보면 지난해 9월 말 현재 5인 이상 사업체의 평균 임금상승률은 6.8% 수준(총액 기준)이다. 2003년 같은 달의 9.9% 상승률보다는 낮지만 2004년의 5.4% 보다는 높은 상승률이다. 또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의 지난해 임금조정실태 조사보고서를 보면, 연봉제를 실시하지 않는 기업(종업원 100인 이상)의 경우 대리급의 평균 월급은 250만원, 과장급 290만원, 부장급은 340만원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영세 중소기업의 경우 이보다 임금 수준이 크게 낮을 것으로 추정되며 ‘뭉칫돈’ 성과급이 지급되는 대기업과의 임금격차도 쉽게 해소되지는 않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올해 직장인들의 임금상승률은 대체로 지난해보다는 높아질 것이라 예측이 우세하다. 수출 호조세가 지속되고 지난해 3분기부터 뚜렷한 증가를 보이는 소비지출로 내수경기가 살아나면서 제조업은 물론 서비스업종에서도 경기회복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박형정 노동부 임금근로시간정책팀장은 “임금인상은 경기에 연동되는 측면이 크다”며 “올해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 임금상승률이 지난해보다는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양진석 경총 전문위원도 “지난해 대기업의 임금은 성과급 비중이 커지면서 동결쪽으로, 중소기업은 3.9% 인상하는 쪽으로 가이드라인을 잡았으나 올해는 5% 경제성장을 기반으로 해 지난해보다 임금인상률 가이드라인이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자영업자·영세 중소업자들의 주머니 사정도 지난해보다는 나아질 것으로 보인다. 역시 내수회복세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다. 한국은행과 민간연구기관들은 민간소비 증가율이 지난해 3~3.5% 수준에서 올해 4.5~5.0%로 높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민성기 한은 조사총괄팀장은 “지난해 부진했던 음식·숙박업 등 중소 자영업도 올해 소비회복세에 힘입어 상당부분 호전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전반적인 소득수준이 높아지면서 피부로 느끼는 체감경기도 나아질 것으로 보인다. 실질 구매력에 따른 체감경기를 나타내는 실질국민총소득(GNI) 증가율은 지난해까지 0~1%에 그쳤지만 올해는 유가안정과 교역조건 개선 등으로 국민총생산(GDP) 증가율에 육박하는 4%에 이를 것으로 한은은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올해 직장인과 서민들의 주머니 형편이 개선되어도 물가가 크게 오르거나 늘어난 전체소득이 한쪽으로 쏠리는 양극화가 깊어진다면 서민들의 생활은 나아질 게 없게 된다.

정부와 한은은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지난해(2.7%)보다는 약간 높아진 3.0% 수준에 머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수원에서 중소 부품업체를 운영하는 한 중소기업 사장은 “양극화 심화가 가장 걱정”이라며 “경기활성화로 하청 중소업체 경기도 풀릴 것으로 예상하고는 있지만, 올해엔 대기업이 협력업체에 이익을 많이 돌려주려는 노력을 기대해 본다”고 말했다.

김성재 기자 seong68@hani.co.kr


시장 포화상태 특화해야 산다

자영업 숨통 트일까

“분위기는 괜찮은 것 같은데, 물건이 싼 것만 나가고, 지방에선 아직 많이 찾아 오지 않네요.”

서울 동대문시장에서 13년 동안 숙녀복·캐주얼복 원단을 판매해온 권오익(39) 한보상회 사장은 올해 시장경기가 좋아진다는 기대감 섞인 ‘예상’은 다들 하지만, 아직 ‘확신’은 못갖고 있다. 권 사장네 동대문 가게에서 전국으로 팔려나간 원단은 옷으로 만들어져, 밀리오레·두타 등 동대문으로 회귀한다. 권 사장은 “최종 소비자들이 아직 싼 옷만 찾기 때문에 품목을 확장시키지 못한다”며 “경기가 회복되면 팔리는 옷도 다양해지는데, 아직 그 상태까진 아니다”고 말했다. 권 사장은 “원단은 대개 3달 뒤 업황을 미리 내다보고 준비해야 하는데, 상인들이 지난 3년동안 극심한 불황을 겪은 탓에 재고부담을 꺼려 ‘봄 준비’를 안하고 있다”며 “경기회복에 대한 확실한 믿음이 와야 움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자영업자들은 이처럼 아직도 긴가민가하고 있다. 그러나 올해는 경기회복 소외지역이었던 자영업자들에게도 ‘볕’이 들 것이라는 희망섞인 전망이 잇따른다.

‘봄맞이’ 아직 긴가민가…
도소매·음식숙박 회복세

◇ 장사, 올해는 좀 되려나?=김철주 재정경제부 경제분석과장은 “자영업자들의 영업잉여가 2005년보단 나아질 것”이라며 “체감경기를 보여주는 도소매·음식숙박업종도 지난해 바닥을 쳤고, 올해는 상승기조를 탈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2003~2004년 2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던 도소매업은 지난해에는 1분기 -1.4%, 2분기 2.0%, 3분기 2.8% 등 꿈틀거리는 모습을 보였다. 음식점업 매출은 지난해 여름까지도 마이너스 성장을 벗어나지 못했으나, 9월 0.2%, 10월 3.2% 등 역시 회복기미를 보여왔다. 음식점업은 호황 때는 다른 업종보다 매출액 증가율이 훨씬 높지만, 불황을 가장 먼저 타고, 가장 나중에 벗어나는 특징이 있다. 신민영 엘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자영업자들의 체감경기는 지난해보단 나아질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일률적으로 다 잘되기 보다는 지역·업종별 차별화가 진행되며, 같은 업종에서도 살아나는 곳과 침체를 벗지 못하는 곳이 엇갈릴 것”이라고 말했다.

◇ 장사, 머리쓰지 않으면 힘들다=창업컨설팅업체인 ‘창업인’의 유광희 컨설턴트는 “전체적으론 나아지겠지만, 중소자영업 시장이 이미 포화상태라 기존 영업행태를 되풀이한다면 회복을 기대하기 힘들 것”이라며 “웰빙업종 등 블루오션을 찾거나, ‘멀티숍’ 개념으로 소비자들의 기대를 충족시키는 아이디어를 끊임없이 개발하지 않으면 도태된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똑같은 치킨집을 하더라도 ‘매운 맛’을 강조하거나, 고기집을 하더라도 ‘김치 삼겹살 전문점’ 등 세분화된 특화전략이 절실하다는 이야기다. 또 개성이 강조되고, 소비행태가 다양하고 깐깐해진 소비자들의 기대를 충족시키기 위해선 다양한 업태를 융합하는 ‘멀티숍’ 전략이 최근 새로운 트랜드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몇년간 히트를 쳤던 테이크아웃 커피점들이 단순한 상품구성과 경쟁격화로 매출이 악화되면서 빵과 커피를 동시에 취급하는 ‘베이커리 카페’ 등이 새로운 유행으로 등장하는 것도 이런 맥락이다. 한국창업전략연구소는 올해 전망이 밝을 것으로 보이는 창업 분야로 △논술·독서 관련 교육사업 △해산물 요리전문점 △미용·다이어트 사업 △베이커리 카페 △패밀리레스토랑 메뉴 배달음식점 등을 들었다.

한편, 시장이 이미 포화·정체상태인 국내를 벗어나 중국·동남아 등 해외창업에 대한 관심도 젊은 층을 중심으로 점점 늘어나고 있다.

권태호 기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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