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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12.22 18:27 수정 : 2019.12.23 02:34

영국 고법, 대우일렉 중재 판정 취소 청구 기각
2018년 중재 판정 결과 원안대로 확정
약 750억원 이란 다야니에 배상해야

정부, 채권단과 배상액 마련 협의 예정
소송 비용 약 70억원은 세금 부담

대우일렉트로닉스(대우일렉) 인수·합병 사건의 투자자-국가 간 소송(ISDS) 패소 판정을 취소해달라는 한국 정부의 청구를 영국 고등법원이 지난 20일 기각했다. 이 재판이 최종 확정됨에 따라 정부는 이란 다야니 쪽에 지급해야 하는 배상액(약 750억원)을 마련하기 위해 채권단과 협의 절차에 들어갔다.

정부는 다야니의 중재 신청은 한국 정부가 아닌 대우일렉 채권단과의 법적 분쟁에 대한 것이며, 다야니는 싱가포르 법인에 투자했을 뿐 한국에 투자한 것이 아니어서 한-이란 투자보장협정상 투자자로 볼 수 없다고 주장했으나, 영국 고법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유엔 산하 국제상거래법위원회 중재판정부는 2010년 대우일렉 매각 과정에서 한국 채권단의 잘못이 있었다며 이란의 가전업체 소유주 다야니에 계약 보증금 등 약 730억원을 지급하라고 지난해 6월 판결했다. 이에 한국 정부는 지난해 7월 중재지인 영국의 고등법원에 판정 취소 소송을 낸 바 있다.

이 사건은 2010년 4월 다야니가 자신이 세운 싱가포르 회사 디앤에이(D&A)를 통해 대우일렉을 매수하려다 실패하면서 불거졌다. 다야니 쪽은 채권단에게 계약금 578억원을 지급했으나 채권단은 ‘투자확약서(LOC) 불충분’을 이유로 계약을 해지하고, 계약금을 몰수했다. 이에 다야니는 2015년 한-이란 투자보장협정을 근거로 투자자-국가 소송을 제기했다.

우리 쪽이 지급해야 할 금액은 지연 이자 등을 포함해 약 750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이 비용은 채권단(캠코 등 39개 금융기관)이 부담할 예정이다. 그러나 이번 소송이 국가를 상대로 한 것이어서 중재 재판에 들어간 소송 비용 약 70억원은 정부 예산에서 지급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1964년 독일과 투자협정(BIT)을 맺을 때부터 투자자-국가 소송의 피소 가능 국가가 됐다. 2012년 처음으로 론스타가 5조원대 소송을 제기한 데 이어, 2015년 1건(다야니 사건), 2016년 1건(하노칼 사건), 2018년 4건(미국인 서아무개 사건, 엘리엇 사건, 메이슨 사건, 쉰들러 사건)이 제기됐다. 올해 상반기에 2건(캐나다인 김아무개 사건, 게일 사건)의 중재의향서가 추가로 접수됐다. 누적 청구 금액은 9조원을 넘었다.

박현 기자 hyu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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