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20.01.09 11:59
수정 : 2020.01.09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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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동향 1월호 발간
9개월간 ‘경기부진’에서 ‘낮은 성장세’로 우려 수위 낮춰
경기 선행지표 개선에 경기 바닥 다진다고 판단
미국-이란 충돌 “우리 경제 회복 죽이는 수준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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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개월간 한국 경제를 부진하다고 진단한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새해 들어 ‘경기 부진’ 표현을 빼면서 향후 점차 경기가 개선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우리 경제가 더 나빠지기보다는 바닥을 다지고 있다고 평가한 것이다. 미국과 이란의 군사 충돌은 향후 경기 하강 위험 요인으로 작용하겠지만 우리 경제의 회복 흐름을 잠재우는 정도는 아닐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개발연구원은 9일 발표한 경제동향 1월호에서 “일부 지표가 완화될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지만 아직 우리 경제는 낮은 성장세에 머물러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4월부터 12월까지 쓰던 “경기가 부진하다”는 표현 대신 “낮은 성장세”로 바꾸며 우려 수위를 낮춘 것이다. 김성태 한국개발연구원 경제전망실장은 “지금은 안 좋은 상황이지만 경기 개선 신호가 보이고 있어 ‘부진’ 표현을 뺐다”며 “경기가 바닥을 다지는 정도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개발연구원은 지난해 11월 소매판매와 서비스생산 증가 폭이 확대되고 일부 경기 선행지표가 개선되는 점을 부진 완화 가능성을 보여주는 지표로 들었다. 11월 소매판매액이 전년 동월 대비 3.7% 증가해 전월(2%)보다 높은 증가율을 나타냈다. 서비스업 생산 증가율도 전월(0.8%)보다 높은 2.5%였다. 12월 소비재수입이 14% 늘어나고 소비자심리지수도 기준치(100)를 넘는 100.4를 기록해, 소비의 완만한 개선 흐름이 지속할 가능성이 보인다는 것이다.
특히 선행지표인 국내 기계 수주는 특수산업용 기계를 중심으로 지난해 11월 기준 전년 동월 대비 23.6% 올라 전월(2.4%)에 비해 증가 폭이 크게 확대했다. 12월 자본재 수입액도 전월(-7.5%) 감소에서 2.5% 증가로 전환했다. 11월 건설수주는 11.5% 증가해 건설투자 부진이 심화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의 근거가 됐다. 한국개발연구원은 “국내 기계 수주와 건설수주가 큰 폭으로 증가하고, 경제 심리지수도 상승하면서 향후 경기 부진이 점진적으로 완화할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했다.
지난해 12월 수출은 비교 대상이 되는 전년이 워낙 나빴던 터라 기저효과 영향 등으로 상대적으로 감소 폭이 둔화하며 5.2% 감소로 나타났다. 수입도 1차 생산품과 중간재를 중심으로 전월보다 감소 폭이 축소된 -0.7%였다.
반면 투자와 제조업 부진은 지속하고 있다. 11월 설비투자가 항공기 투자 증가 등 일시적 요인과 기저효과에도 불구하고 보합세를 보였고, 건설투자는 건축 부문을 중심으로 위축돼있다.
제조업은 지난해 11월 기준 생산 감소 폭이 전년 동월 대비 1.9% 감소했지만 감소 폭은 전월(-3%)에 비해 줄었다. 하지만 재고율이 전월(115.6%)보다 높은 116.3%에 이르고, 제조업 평균 가동률이 전월(73.3%)보다 낮은 71.8%로 나타나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한국개발연구원은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가 횡보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어 아직 경기 회복이 가시적으로 나타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김 실장은 최근 불거진 미국과 이란의 군사적 충돌 사태로 인한 국제유가 급등 같은 우리 경제에 미칠 충격에 대해서는 “아직 사태가 심각하게 진행될 조짐은 보이지 않는다”면서 “이 사태도 우리 경제의 하강 위험이지만 우리 경제가 살아나려는 분위기를 죽이는 정도에 이르지는 않는다”라고 말했다.
이경미 기자
kmlee@hani.co.kr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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