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2월 경기실사지수 10p 추락
자동차·전자·운수업종 등 큰 타격
자동차·전자·운수업종 등 큰 타격
코로나19 충격에 기업의 체감경기 수준이 역대 가장 큰폭으로 떨어졌다.
한국은행이 26일 발표한 ‘2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자료를 보면, 전 산업의 업황 비에스아이는 한 달 전보다 10포인트 내린 65로 관련 조사가 시작된 2003년 1월 이후 최대 하락폭을 기록했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이 유행한 2015년 6월과 금융위기 시기였던 2008년 11월의 하락폭은 각각 9포인트였다. 지수 수준은 수출이 연속 감소한 2016년 2월(63) 이후 가장 낮다.
업종별로는 제조업 업황지수(65)가 한 달 전보다 11포인트 꺾여 2016년 2월(63)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 됐다. 중국으로 수출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에 전자·영상·통신장비(71) 업종이 18포인트 급락했다. 중국산 부품을 구하지 못해 일부 완성차 업체가 공장 가동을 중단하면서 자동차(56) 업종의 체감경기도 18포인트 떨어졌다. 자동차 산업과 연관성이 높은 금속가공(54)도 11포인트 내렸다. 형태별로는 수출기업이 13포인트 하락한 72, 내수기업이 10포인트 내린 61이었다.
음식점, 도·소매 업종이 속한 비제조업(64)의 업황지수는 9포인트 하락했다. 하락폭은 메르스가 닥친 2015년 6월(11포인트) 이후 가장 컸다. 국내외 여객 및 물동량 감소에 운수창고업(60)이 무려 24포인트나 급락했다. 내수 부진으로 도소매업(59)이 13포인트 하락하며 2012년 11월(58) 이후 최저를 기록했다. 게임업체 매출감소 등으로 정보통신업도 10포인트 떨어졌다.
향후 경기전망도 크게 어두워졌다. 전 산업 업황 전망지수는 69로 7포인트 하락했다. 이번 조사 시기는 국내 확진자 수가 급증하기 이전인 이달 11∼18일로, 코로나19 확산 영향이 온전히 반영되지 않았다. 대구를 중심으로 확진자가 쏟아지기 시작한 것은 이달 20일부터여서 3월 기업심리지수는 더 나빠질 수 있다.
기업심리지수에 소비자동향지수를 합쳐 산출한 이달 경제 심리지수(ESI)는 8.5포인트 내린 87.2였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친 2009년 3월(69.3)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한광덕 선임기자 kd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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