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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코로나19 난리통에 산유국 ‘치킨게임’…원유시장 대혼돈

등록 2020-03-09 18:50수정 2020-03-10 11:00

[국제유가 대폭락 원인·파장]

러시아, 감산 협의 깨고 ‘선공’
수요 위기 미 셰일업체 견제 위해
저유가 감내하고 석유전쟁 돌입

사우디, 증산·유가 인하 ‘응전’
원유 공급가 20% 이상 낮추고
생산량 하루 1천배럴 늘려 맞대응

코로나19 국제 공동대응에 ‘찬물’
각국 공조 흔들리고 변동성 커져
산유국 각자도생…한국경제 악영향
그래픽_고윤결
그래픽_고윤결

9일 국제 금융시장을 패닉에 빠뜨린 국제유가 급락은 코로나19로 인한 수요 감소에 주요 산유국의 ‘치킨게임’이 겹쳐 발생한 결과다. 주요 산유국의 각자도생에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세계 각국의 공동대응 기조에도 금이 가고 있다.

이날 국제유가 급락을 부른 추가 감산 합의 실패는 각국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엇갈린 탓이다. 먼저 감산 협의를 깬 러시아는 생산량 조정을 통한 국제유가 방어가 결과적으로 미국 셰일 업체의 채산성을 뒷받침한다고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 셰일석유는 채굴 비용이 높아 국제유가가 1배럴당 50달러 이상 유지돼야 시장성이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코로나19 수요 감소로 위기 단계에 진입한 미국 셰일 업체들을 대상으로 러시아가 ‘석유전쟁’에 돌입한 셈이다. 라보뱅크의 라이언 피츠모리스 분석가는 “미국의 셰일 업체들은 높은 부채, 극단적인 투자심리 악화 등으로 이미 사상 최저 수준의 주가에 머물고 있다”며 “러시아는 미국의 셰일 산업에 최종적인 타격을 가하기 위해 저유가 시대를 기꺼이 감내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 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감산 합의 결렬에 이은 사우디아라비아의 증산 결정은 러시아에 대한 ‘응전’으로 풀이된다. 사우디는 이날 4월 원유 판매가격을 모든 유종과 모든 수입국에 걸쳐 배럴당 6~8달러 내린다고 전격 발표했다. 사우디는 또 새달부터 원유 생산량을 하루 1천만배럴 이상으로 대폭 증산하겠다고도 밝혔다. 미국과 함께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가 세계 2~3위권인 러시아를 상대로 저유가를 누가 더 감내할 수 있는지 ‘치킨게임’에 들어간 것이다.

이에 따라 가뜩이나 휘청거리고 있던 국제 원유시장은 대혼돈에 빠졌다. 이날 주말을 맞은 런던선물거래소와 뉴욕상업거래소는 전 종가 대비 30% 이상 급락한 선물거래가 성사됐다. 글로벌 컨설팅 업체 ‘유라시아그룹’은 “이번 원유전쟁으로 인한 국제유가 위기는 몇주 또는 몇달간 세계경제를 고통스러운 시기에 빠져들게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세계 주요 산유국의 갈등은 코로나19 사태 극복을 위한 정책 공조에 찬물을 끼얹었다는 점에서도 세계경제에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세계경제가 성장 경로에서 이탈하지 않도록 각국 정부가 힘을 모으는 가운데, 국제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극도로 키운 것이기 때문이다. 앞서 주요 7개국(G7)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총재들은 “코로나19가 글로벌 경제에 미치는 잠재적 충격을 고려해 우리는 모든 정책 수단을 사용한다는 약속을 재확인한다”고 밝힌 바 있다.

국제유가 급락은 한국 경제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정유업계 등의 수익성이 떨어지는 한편 물가 하락의 압력으로도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성태윤 연세대 교수(경제학)는 “주요 산유국의 각자도생으로 저유가 쇼크가 한국 경제에도 영향을 미치게 됐다”며 “정유업계 등의 수익성 악화와 함께 세계적인 수요 감소로 인한 수출 둔화가 실물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한편, 저물가 기조를 고착시키는 물가 하방 압력으로도 작용할 수 있다”고 짚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국제유가 하락 자체는 생산원가 하락이라는 호재가 될 수 있지만, 지금 시점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한 세계경제의 둔화가 한국 경제의 생산과 수출에 미치는 여파가 더 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노현웅 조계완 기자 golok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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