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단길 대신 디지털로드” 2006년 100억달러 매출목표
‘블루레이’ 성장사업 꼽아
‘블루레이’ 성장사업 꼽아
“실크로드에 견줄 만한 ‘디지털로드’를 개척하겠다.”
최지성 삼성전자 디지털미디어 총괄사장은 5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소비자 가전전시회 ‘2006 CES’에 앞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과거 동방에서 서방으로 수출한 대표적 상품이 비단이라면, 앞으로는 디지털 텔레비전, 반도체, 휴대전화와 같은 디지털 제품이 될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이머징 마켓(신흥시장) 중심의 판매구조’에서 벗어나 정공법으로 미국과 유럽의 선진시장을 집중 공략하겠다는 것이다. 최 사장은 “올해는 세계 초일류 디지털미디어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양적 성장을 질적 성장기로 전환하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 무게중심을 초고속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디지털 텔레비전에 뒀다. 삼성전자는 이미 수량 기준으로 지난 2002년부터 컬러텔레비전 부문에서 세계시장 점유율 10%를 넘어서며 1위에 올라있다.
최 사장은 “올해는 LCD와 PDP, 프로젝션 등 디지털 텔레비전 전 품목에서 시장 점유율 1위를 휩쓸어, 지난해보다 매출을 40% 이상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디지털 텔레비전 부문에서만 올해 매출 목표를 88억달러, 내년 목표는 100억달러로 잡았다. 한 품목에서 100억달러 판매는 내로라하는 세계 디지털 가전업체들도 지금껏 이루지 못한 실적이다.
최 사장은 디지털 텔레비전에 이은 또하나의 성장사업으로 차세대 레코딩 미디어인 ‘블루레이’ 시장을 꼽았다. 블루레이는 청자색 레이저 광선을 이용하는 차세대 저장매체로, 지금의 DVD보다 훨씬 조밀한 레이저를 사용해 기존 시디(CD) 크기의 광디스크에 DVD보다 5배 이상 많은 분량의 정보를 담을 수 있다. 삼성전자는 이번 가전쇼에 세계 처음으로 블루레이 플레이어를 내놓고 오는 4월부터 상용화에 들어가 세계 표준화를 이끌기로 했다. 최 사장은 “헐리우드 영화사를 중심으로 고화질(HD)급 콘텐츠 보급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차세대 DVD 시장으로 급격히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며 “헐리우드 콘텐츠 업체와의 전략적인 협력을 통해 시장흐름을 주도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라스베이거스/홍대선 기자 hongd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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