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국무총리가 24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참석한 국무위원들과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왼쪽은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연합뉴스
정부가 경기부양을 위해 올해 각종 세금을 비과세·감면·공제하는 규모가 52조원에 육박한다. 경기 부진으로 국세수입은 전년보다 줄어들지만 감면 규모를 늘려 국세감면율은 2년 연속 법정한도를 초과하게 된다.
정부는 24일 세종정부청사에서 국무회의를 열어 이런 내용의 ‘2020년도 조세지출 기본계획’을 의결했다. 이를 보면, 올해 국세 감면액 추정치는 51조9천억원으로, 전년(50조1천억원)보다 1조8천억원 늘었다. 국세수입 총액은 전년(293조5천억원)보다 2조3천억원 줄어든 291조2천억원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예상 국세 감면율은 15.1%로 전년(14.6%)보다 0.5%포인트 상승할 전망이다.
조세지출은 투자 활성화, 고용안정 등 특정한 정책목표를 위해 정부가 걷어야 할 세금을 걷지 않는 것을 뜻한다. 실제로 돈이 지출되는 예산지출과는 다르지만, 세금을 걷지 않는 방법으로 재정지출과 비슷한 효과를 낸다는 뜻에서 '조세지출'이라고 표현한다. 정부는 올해 조세지출 신설은 코로나19 대응 등 위기 극복, 일자리 창출·혁신성장 등 미래 성장동력 확충을 위해 필요한 경우에 한해서만 제한적으로 허용하기로 했다.
올해 조세지출을 분야별로 보면 근로장려금 지급을 포함한 근로자 지원 규모가 22조원으로 전체의 42.4%를 차지한다. 농림어업 지원액이 6조2천억원(11.9%), 연구개발 지원 2조9천억원(5.6%), 투자촉진·고용지원 2조9천억원(5.6%), 중소기업 지원 2조8천억원(5.4%) 등이다.
수혜자별로는 개인 감면액이 31조2천억원, 기업 감면액 18조6천억원이다. 정부는 개인 감면액 가운데는 68.2%가 서민·중산층에 돌아가고, 나머지는 고소득층에 귀속된다고 했다. 2019년에 비하면 서민·중산층 비중은 0.7%포인트 줄었다.
기업 감면액 가운데 72.3%는 중소·중견기업에 돌아가고, 이 비중은 지난해(72.6%)보다 약간 줄었다. 대신 상호출자제한기업 비중이 지난해 11.8%에서 올해 12.3%로 소폭 올랐다.
올해 세입 예산 대비 국세감면율은 15.1%로 지난해(14.6%)보다 0.5%포인트 올랐다. 무분별한 조세지출을 억제하기 위해 국세감면율 한도를 법으로 정해두고 있지만 강제성은 없다. 올해는 한도(14%)보다 1.1%포인트나 초과하게 됐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법정한도를 웃돌게 된다. 기획재정부는 “올해는 경제활력 회복 및 고용·소득 양극화 대응, 국세수입 감소 등으로 국세 감면율이 상승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국세감면율은 2016년 13.4%, 2017년 13.0%, 2018년 13.0%로 감소 추세였으나, 지난해 14.6%로 증가로 전환했다. 국세감면율이 법정한도를 초과한 것은 금융위기 때인 2008~2009년과 지난해였다. 정부는 코로나19 대응 같은 경제활력을 위한 조세지출은 강화하되 불필요한 비과세·감면은 지속해서 정비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일몰이 도래한 조세지출 34개 항목 가운데 축소 등 정비한 항목은 8개로 24% 수준이었다.
이경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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