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개발연구원(KDI)이 코로나19의 부정적인 영향으로 소비와 수출이 감소해 우리나라 경기 위축이 심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개발연구원은 12일 펴낸 ‘KDI 경제동향 5월호’에서 “3월 소매 판매액과 서비스업 생산이 급감하고 4월 소비자심리지수가 하락세를 이어가면서 내수가 소비를 중심으로 빠르게 위축되고 있다”고 밝혔다. 수출에 관해서는 “대외수요가 본격적으로 위축되면서 4월 수출은 모든 품목과 지역에서 큰 폭으로 감소했다”고 밝혔다.
3월 전산업생산은 서비스업이 2000년 이후 가장 큰 감소 폭을 기록한 영향으로 전달에 비해 0.6% 증가에 그쳤다. 서비스업 생산은 사회적 거리두기로 대면접촉이 많은 숙박·음식점업(-32.1%), 예술·스포츠·여가서비스업(-45.9%) 등이 급감하며 5.0% 줄었다. 4월 인천공항 여객이 97.3% 감소했고, 제주도 관광객도 내국인(-52.9%)과 외국인(-99.3%) 모두 전월에 이어 크게 감소했다. 제조업 역시 수출 물량 감소로 일부 자동차 공장이 가동을 중단하는 등 4월 계절조정 기업경기실사지수(BSI)가 전달(56)에 이어 49로 하락했다.
소비도 더욱 위축됐다. 3월 소매판매액은 전년 같은 달에 비해 8.0% 줄었다. 외국인 관광객 급감과 대면 활동 축소 등의 영향으로 면세점(-48.8%)과 백화점(-36.9%) 판매액이 전달에 이어 크게 감소했다. 소비자심리지수도 70.8로 전월(78.4)보다 더 떨어져 감염병 우려로 소비심리가 크게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설비투자는 반도체를 중심으로 완만한 증가세를 보였지만, 향후에는 기업 의투자심리가 악화돼 제약될 가능성이 있다고 한국개발연구원은 내다봤다.
수출은 모든 품목과 지역에서 급감했다. 4월 수출금액은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24.3% 감소했고 일평균 수출액도 17.4% 줄었다. 지난 3월의 수출금액(-0.7%)과 일평균 수출액(-6.9%)의 감소폭보다 훨씬 악화됐다.
실물 경제에서 나타난 코로나19 여파로 고용 시장 역시 취업자 수가 크게 줄고, 경제활동 참가도 위축됐다. 3월 취업자 수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19만5천명이 줄어, 전달의 증가세(49만2천명)가 급반전했다. 특히 서비스업(31만4천명 감소)이 직격탄을 맞았고, 제조업(2만3천명 감소), 건설업(2만명 감소) 등에서도 부진했다. 반면 금융시장은 코로나19 확산세 둔화와 경기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가가 상승한 가운데 원화 가치와 금리는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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