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코로나19 영향으로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이 0.2%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내년에는 경제가 올해보다 3.9%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완전한 경기 회복에는 못 미치는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20일 한국개발연구원은 ‘2020년 상반기 경제전망’을 내어, 올해 우리 경제가 0.2%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코로나19 발병 전이었던 지난해 11월 전망치(2.3%)보다 2.1%포인트 낮췄다. 지난달 국제통화기금(IMF)의 전망치(-1.2%)보다는 다소 높다.
한국개발연구원은 코로나19의 세계적 확산과 주요국 봉쇄조치로 수출이 지난해보다 15.9%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올해 경제성장을 제약하는 주요인이라고 지적했다. 대면접촉 기피로 민간소비는 지난해보다 2% 감소하고, 소비자물가는 경기 위축과 유가 하락 등이 겹쳐 0.4% 상승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투자는 반도체·건설 부문 수요가 늘면서 1.5% 증가할 것으로 봤다.
한국개발연구원은 최근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23조9천억원 규모의 1·2차 추가경정예산 집행으로 국내총생산을 약 0.5%포인트 끌어올리는 효과가 나타났다고 추정했다. 또 정부가 편성 중인 30조원가량 규모의 3차 추가경정예산안이 집행될 경우 현재 전망치(0.2%)보다 성장률이 다소 높아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전망치는 코로나19 확산세가 국내에서는 상반기부터, 세계에서는 하반기부터 진정돼 경제활동이 회복되는 상황을 전제로 추산한 것이다. 한국개발연구원은 코로나19 확산세가 지속되어 경제 위축이 연말까지 계속될 경우는 올해 성장률이 -1.6%까지 내려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정규철 한국개발연구원 경제전망실장은 “불확실성이 상당히 높은 상황이기 때문에 플러스 성장 가능성과 유사한 정도로 역성장할 가능성도 높다”고 말했다. 정 실장은 이어 “올해와 내년 예상 성장률을 합치면 4.1%인데, 연평균 2% 성장을 하는 셈”이라며 “잠재성장률이 연 2.4%라고 한다면 내년에도 성장경로에 도달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개발연구원은 경기 및 물가 하락 압력에 대응해 한국은행이 가급적 이른 시기에 기준금리를 0%에 가깝게 최대한 인하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금리 인하만으로는 경기 회복과 안정적인 물가상승 수준을 달성하는 데 충분하지 않으므로 국채 매입을 비롯한 비전통적 통화정책 수단도 적극적으로 동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재정정책은 코로나19 위기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되, 3차 추경 이후 추가 재정지출 규모는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고 했다. 재정적자 증가 속도가 빨라 국가 재정건전성에 부담으로 작용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올해 추가 재정지출이 필요한 경우는 한시적인 사업 중심으로 편성하고, 복지 분야 등 중장기적으로 굳어질 가능성이 큰 사업을 추진하려면 증세 같은 재정수입 확보 방안도 함께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이경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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