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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에 단기 외채가 늘면서 외화 유동성 사정이 경색됐지만 대외지급능력은 여전히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21일 발표한 ‘3월말 국제투자대조표(잠정)’를 보면, 우리나라의 대외지급능력을 나타내는 순대외금융자산(금융자산-금융부채)은 5654억달러로 석달 전보다 645억달러 증가했다. 내국인이 국외에 투자한 금융자산이 270억달러 감소했지만 외국인의 국내투자인 금융부채가 이보다 더 많은 915억달러 감소했기 때문이다. 지난 1분기 중 코스피가 20.2% 하락한데다 달러 대비 원화가치가 5.3% 절하돼 외국인의 증권투자 평가액이 쪼그라든 영향이 컸다.

반면 직접투자 지분과 주식 등을 제외한 확정치인 순대외채권(채권-채무)은 4642억달러로 지난해 4분기말 대비 164억달러(3.4%) 감소했다. 외국에서 받을 돈(대외채권)보다 갚아야 할 돈(대외채무)의 증가폭이 그만큼 컸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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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화 유동성과 외채의 건전성을 보여주는 지표도 나빠졌다. 은행들이 단기 차입을 늘려 대외채무에서 단기외채가 차지하는 비중이 1.8%포인트 상승한 30.6%를 기록했다. 이는 2012년 4분기(31.1%)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외환보유액(준비자산) 대비 단기외채 비율(37.1%)도 4.2%포인트 높아졌다. 환율안정을 위한 한은의 달러 매도로 외환보유액이 감소한 영향이다.

한광덕 선임기자 kdha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