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코로나19 감염 사태의 충격이 산업 전반으로 퍼져 경기 위축이 심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7일 한국개발연구원은 ‘경제동향 6월호’를 내어 “최근 우리 경제는 코로나19의 부정적 충격이 산업 전반으로 퍼지며 경기 위축이 심화된다”고 말했다. 국내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던 지난 3월부터 넉 달 연속 경기가 위축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4월 전산업생산은 전년 동월 대비 5% 감소해, 3월(0.8% 증가)보다 악화했는데, 서비스업에서 제조업으로 충격이 확산됐다. 제조업 출하는 내수(-9.6%)와 수출(-3.8%) 모두 감소해 전년 동월 대비 7.3% 감소했다. 제조업 재고율은 전월(111%)보다 높은 119.1%를 기록했다. 제조업 평균가동률도 전월(74.3%)보다 큰 폭으로 하락한 68.6%였다. 한국개발연구원은 “외국에서 코로나19 확산이 지속하고 있어 제조업의 감소세는 5월에도 지속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미국·유럽 등 외국에서 코로나19 확산이 계속돼 수출도 악영향을 받고 있다. 4월은 전년 동월 대비 25.1% 감소했고, 5월도 23.7% 감소했다. 미국과 중국이 코로나19를 계기로 다시 정치·경제적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는 점은 대외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이다.
설비투자는 증가 폭이 전월(10.1%)보다 크게 하락한 1.4%였다. 하지만 선행지표인 5월 자본재수입액이 9.1% 늘어, 전월 증가 폭(2.5%)보다 커졌다. 반도체 제조용 장비 수입액도 4월 12.4% 증가에서 5월 167.8%로 크게 늘어, 반도체를 중심으로 설비투자가 완만하게 회복될 가능성을 보였다.
5월 소비는 여전히 위축됐으나 방역지침이 다소 완화되고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으로 소비심리가 다소 회복됐다.
정부나 주요 연구기관들은 올해 2분기(4~6월)가 코로나 극복의 고비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이날 보고서를 내어 “2분기 현재 우리 경제가 저점을 찍고 완만하게 상승하는 비대칭 유(U)자형으로 회복할 가능성이 크다”며 “3차 추경을 조속히 집행하고, 소득 증가를 통한 소비확장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경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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