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자동차와 엘지(LG)화학이 공동으로 진행하는 스타트업 발굴 프로그램의 응모 웹사이트 갈무리
전기자동차 시장에서 배터리 기술 주도권을 둘러싼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스타트업 유치 움직임에 불이 붙었다. 배터리 업체는 물론 완성차 업체도 스타트업 발굴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대·기아자동차는 엘지(LG)화학과 함께 전기차·배터리 분야 유망 스타트업 발굴 프로그램을 가동한다고 18일 밝혔다. 응모 분야는 차세대 배터리 소재, 배터리 재사용·재활용 기술, 전기차 충전과 에너지 관리 등 7개 분야다. 현대·기아차와 엘지화학은 두 차례 심사를 진행한 뒤, 오는 11월 미국 실리콘밸리 현대크래들 사무소에서 워크샵을 열기로 했다. 최종 선발된 스타트업은 기술 검증을 거쳐 두 기업의 투자를 받게 된다.
현대차 관계자는 “지난해까지 독자적으로 미래차 관련 스타트업을 발굴한 적은 있지만, 배터리 업체와 공동으로 이런 프로그램을 하는 것은 처음”이라며 “그만큼 더 폭 넓은 분야에서 더 많은 업체들을 선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특히 독자적인 기술을 가진 스타트업에 대한 관심은 나라 안팎에서 더욱 높아지고 있다. 독일 폴크스바겐은 지난 16일 보도자료를 내고 배터리 업체 퀀텀스케이프에 최대 2억달러(약 2400억원)를 투자한다고 밝혔다. 퀀텀스케이프는 미국 실리콘밸리에 위치한 스타트업으로 2012년부터 폴크스바겐과 함께 전고체 배터리를 연구해 왔다.
최근 들어 신생 업체들이 차세대 배터리 기술 개발에 속도가 붙은 점도 영향을 미쳤다. 2018년에 설립된 중국 에스볼트(SVOLT)는 지난달 코발트가 들어가지 않으며 주행거리가 800㎞를 웃도는 배터리를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해당 배터리는 수명이 120만㎞에 이르러 15년가량 사용할 수 있다는 게 에스볼트 쪽 설명이다.
엘지화학 관계자는 “아직까지는 차세대 배터리를 놓고 굉장히 다양한 경우의 수가 존재하는 상황”이라며 “100개 기술 중 1개가 미래를 좌지우지할 수 있는 만큼 기술 확보를 위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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