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에스케이(SK)그룹 회장이 23일 경기도 이천 에스케이엠에스(SKMS)연구소에서 열린 ‘2020 확대경영회의’에 참석해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에스케이 제공
최태원 에스케이(SK)그룹 회장이 관계사 경영진에게 “자신만의 성장 스토리로 시장의 신뢰를 확보하라”고 주문했다. 기존의 통신사 이미지를 탈피하고 인공지능(AI) 등 신사업의 성장 동력을 인정받기 위해 최고경영자(CEO)가 적극적으로 나서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풀이된다.
에스케이그룹은 23일 경기도 이천 에스케이엠에스(SKMS)연구소에서 ‘2020 확대경영회의’를 열었다고 이날 밝혔다. 이날 회의에는 최 회장을 비롯해 최재원 수석부회장, 최창원 에스케이디스커버리 부회장, 조대식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주요 관계사 최고경영자 등 30여명이 참석했다. 에스케이는 2015년부터 매년 확대경영회의를 열고 기업가치 제고 방안을 논의해왔다.
회의에서 최 회장은 전통적 사업 모델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딥체인지’(Deep change)를 위해서는 성장 스토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기업의 성장 가능성을 최고경영자가 스스로 설득시켜야 한다는 소리다. 최 회장은 “성장을 가로막는 구조적 한계를 해결하기 위해 자신만의 성장 스토리를 준비하고 출사표를 던져야 한다”며 “최고경영자들이 경제적 성과를 시장에 알리는 데 그치지 않고 여러 이해관계자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반영하고 신뢰를 얻어야 모두가 공감하는 스토리가 완성될 수 있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기업의 지속가능성과 직장문화 등을 포괄한 ‘토털 밸류’(Total value)가 스토리텔링에 포함돼야 한다고도 했다. 최 회장은 “우리가 키워가야 할 기업가치는 단순히 재무성과와 배당정책 등 경제적 가치만이 아니라 지속가능성, 환경, 사회, 지배구조, 고객신뢰와 같은 사회적 가치나, 지적재산권과 일하는 문화와 같은 유·무형자산을 모두 포괄하는 토털밸류”라고 말했다. 관계사 경영진에게는 이런 토털밸류를 활용해 성장 스토리 만들어달라고 주문했다.
에스케이 관계자는 “에스케이에서 인공지능 사업을 하고 있어도 시장에서는 에스케이를 통신사업자라고만 인식하고 있어 기업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다는 문제의식이 (사내에) 있다”며 “그런 미래 성장 동력을 앞으로는 인정받자는 차원에서 한 얘기”라고 설명했다.
이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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