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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내가 투자한 음식점이 폐업?…돈 못 받는 ‘P2P’ 줄이어

등록 2020-07-16 05:01수정 2020-07-16 10:14

개인간 대출 중개하는 P2P 업체
식당·매출채권·신축 오피스텔 등
담보대출 상품으로 투자자 모아
코로나 충격에 줄줄이 상환 연기
‘넥펀’은 돌려막기 혐의 수사받아
그래픽_김승미
그래픽_김승미

식당, 매출채권, 신축 오피스텔 등 다양한 자산 담보 상품에 투자해 안정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다며 투자금을 끌어모은 온라인투자연계금융(P2P) 업체들이 투자자에게 원리금을 제때 돌려주지 못하는 일이 이어지고 있다. 애초에 피투피 플랫폼으로부터 자금을 조달한 업체들의 상환 능력이 충분히 입증되지 않았던데다, 코로나19로 경기가 위축되면서 대출금을 상환하지 못하는 사례가 늘고 있어서다.

피투피는 돈을 빌리려는 이와 빌려주는 이를 서로 이어주는 대출 중개 플랫폼이다. 대출자가 필요로 하는 금액만큼 피투피 업체가 투자자를 모집한 뒤 대출 계약을 맺어주는 방식이다. 돈만 잘 갚으면 대출자와 투자자 모두 윈윈할 수 있지만 대출자가 원리금 상환을 못하거나 담보 자산이 부실하면 투자자가 고스란히 손실을 떠안아야 한다.

15일 금융투자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피투피 업체 ‘와이프펀딩’은 전날 펀딩상품 29호와 68호의 원리금 상환을 연기한다고 투자자들에게 공지했다. 29호는 지난해 12월 인천 ㄱ음식점 창업투자금 명목으로 2천5백만원을 모아 투자했고, 68호는 지난 4월 경기도 시흥시의 ㄴ음식점 운영자금용으로 3천만원을 모아 대출했다. 이자율은 각각 15%였다. 이달 안에 원리금이 상환될 예정이었으나 최근 두 식당 모두 폐업하면서 상환이 연기됐다. 와이프펀딩 공지에 따르면 ㄴ음식점은 담보로 잡은 매장 압류 절차를 진행 중이지만 ㄱ음식점은 월세와 관리비가 미납돼 질권 설정한 임대보증금도 돌려받기 어려운 상태다.

※ 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중소기업 매출채권 담보 상품도 줄줄이 상환이 연기되고 있다. 피투피 업체 ‘그릿펀딩’은 지난 13일 ‘공공기관 조달 채권 담보’ 펀드 32호와 39호 상환을 한 달 뒤로 연기한다고 공지했다. 지난 3월 쌀도매업체 매출채권을 담보로 한 펀딩상품 상환을 연기한 어니스트펀드는 아직까지 상품 원금을 다 돌려주지 못했다. 당시 어니스트펀드는 “대출자가 4회차까지 갚아나가다가 설 명절 이후 예상치 못한 동시다발적 자금난으로 경영상황이 급격히 악화됐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피투피 담보물로 큰 인기를 끈 부동산 사업도 원금 확보가 어렵긴 마찬가지다. 올초 충남 태안의 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펀딩상품에서 원금 손실을 낸 ‘테라펀딩’은 최근 제주 영어마을 인근 타운하우스 피에프 상품도 만기일인 13일 상환을 연기했다. 서울 광진구의 한 신축 오피스텔 분양금을 담보로 상품을 구성한 ‘비욘드펀드’도 지난해 상환을 연기한 뒤 올해도 “코로나19로 상가 분양이 늦어지고 있다”며 상환을 미뤘다.

피투피 업체의 담보 대출 연체율은 지속적으로 증가세를 보이다 코로나19로 더욱 가속화됐다. 금융감독원이 집계한 피투피업체 연체율은 2018년 10.9%, 지난해 11.4%에서 6월 말 16.6%까지 올랐다.

이성복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한국 피투피 업체 상당수가 대출자의 지급 능력을 제대로 검증하지 못해 투자자가 손실을 보는 경우가 많았는데 코로나19가 겹치면서 더 악화했다”며 “신용대출 비중이 높아 대출자 지급 능력을 꼼꼼히 따지는 외국 업체와 달리 한국 피투피 업체는 담보대출 비중이 높아 지급 능력 검증에 소홀한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최근 일부 피투피 업체는 허위 중개 혐의를 받기도 해, 피투피 투자자를 더욱 우려스럽게 했다. 인기 피투피 업체인 ‘팝펀딩’은 허위 대출 상품을 만들어 투자금을 가로챈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았고 또 다른 피투피 업체 ‘넥펀’도 신규 투자자 자금을 기존 투자자 원리금 상환에 쓰는 ‘돌려막기’ 수법을 한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돌연 영업을 중단했다.

신다은 기자 down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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