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능후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장이 31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제8차 기금운용위원회 회의를 열고 발언하고 있다. 보건복지부 제공.
국민연금이 오는 2024년까지 기금 운용 규모를 1000조원으로 늘리고 이 가운데 절반을 국외 투자에 할애하기로 했다.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는 31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 호텔에서 올해 제8차 회의를 열고 ‘국외투자 종합계획(2020∼2024)’을 보고 받았다고 밝혔다. 지난 중기자산배분 때 밝힌 국민연금 국외 투자 비중 목표(2025년까지 55%)에 맞추기 위함이다. 지난 5월 기준 기금 운용 규모는 749조원이며 이 가운데 국외 투자 비중은 36.1%다. 이를 4년 안에 1000조원 규모에 국외 투자 비중 50%까지 올리겠다는 목표다.
우선 국외주식은 이제까지 위탁운용하던 방식을 바꿔 해외사무소에 적극운용(액티브) 팀을 신설한 뒤 국민연금이 직접 운용하는 방식으로 단계적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국외 채권도 안정형(국공채)과 수익형(신용채)을 나눠 위험을 관리하고 현지 운용이 가능한 미국 주택저당증권(MBS)과 지방채, 신흥국 채권 등은 국외 사무소를 통해 직접 운용할 계획이다. 대체투자 역시 국외사무소를 통해 대체투자 절차를 일괄적으로 수행한 뒤 도심 오피스텔 등 현금창출 가능성이 높은 핵심자산은 투자를 확대할 예정이다.
국민연금이 국외 투자 비중을 늘리는 가장 큰 이유는 수익률이다. 국민연금이 집계한 2015년부터 2019년까지 최근 5년 간 평균 수익률은 국내가 3.69%, 국외가 10.06%다. 박능후 기금운용위원장(보건복지부 장관)은 “앞으로 10년은 국민연금의 보험료 수입이 급여지출보다 많아 유동성이 풍부한 기금 성장기”라며 “기금을 안정적으로 운영하려면 투자 기회가 많고 성과가 높은 해외투자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박 위원장은 “국내 투자의 한계를 극복하고 투자 위험을 분산하며, 자산 매각 시 국내시장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도 국민연금의 해외투자 확대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국외투자 종합계획 이행을 위해 기금운용본부 인력을 확충하고 국외사무소 기능을 확대하도록 기획재정부와 논의한다고도 덧붙였다.
국민연금은 지난 한 해 수탁자 책임활동을 담은 ‘국민연금기금 수탁자 책임활동 연차보고서’도 함께 냈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767번의 주주총회에서 3278건의 상정안에 대해 의결권을 행사했고 이 가운데 625건(19%)을 반대했다. 반대 사유는 ‘이사 및 감사 선임’과 ‘정관 변경’, ‘이사 및 감사 보수’가 94%를 차지했다. 이사 및 감사 선임에 반대한 주된 이유는 이사와 감사 후보자가 ‘장기연임’(10년 이상)했거나 ‘당사·계열사·중요한 관계에 있는 회사의 최근 5년 이내 상근 임직원’에 해당해서다.
신다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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