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빈 정 시에이티엘(CATL) 회장. 시에이티엘 제공
중국 시에이티엘(CATL)이 니켈을 쓰지 않는 전기차 배터리를 개발한다.
17일 <로이터> 등 주요 외신 보도를 보면, 시에이티엘은 지난 15일 중국 상하이에서 중국자동차공업협회(CAAM) 주최로 열린 컨퍼런스에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 이 자리에서 시에이티엘 임원인 멩 샹펑은 “새로운 배터리는 기존의 니켈·코발트·알루미늄(NCA) 배터리나 니켈·코발트·망간(NCM) 배터리, 리튬인산철(LFP) 배터리와는 다를 것”이라며 “(차세대 배터리에는) 니켈이나 코발트와 같은 고가의 금속이 들어가지 않는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니켈은 전기차 배터리의 주요 소재 중 하나다. 배터리의 에너지 밀도가 니켈 비중에 비례하는 만큼 니켈은 전기차 주행거리를 늘리는 데 핵심 역할을 한다. 엘지(LG)화학 등 국내 배터리 3사가 ‘하이니켈’(high nickel) 배터리 개발에 열을 올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앞으로 전기차가 대중화되면 니켈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도 올해 2분기 실적 발표 자리에서 니켈 공급 업체들을 향해 “니켈을 더 캐달라”며 “친환경적인 방식으로 니켈을 대량 채굴하는 회사가 있으면 테슬라가 장기 계약을 체결해주겠다”고 말한 바 있다.
시에이티엘이 ‘니켈-프리’ 배터리 개발을 선언한 것은 원가절감 전략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올해 코발트를 쓰지 않는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양산한 데 이어 배터리 원가를 더욱 낮추기 위한 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모양새다. 시에이티엘은 지난달부터 중국산 테슬라 모델3 스탠더드 레인지에 리튬인산철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앞서 일부 외신은 테슬라가 해당 배터리팩을 킬로와트시(kWh) 당 80달러 이하로 공급받기로 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블룸버그>의 뉴 에너지 파이낸스(BNEF)가 발간한 ‘2019 배터리 가격 조사’를 보면, 지난해 리튬이온 배터리팩의 거래 가격 평균은 킬로와트시 당 156달러였다.
다음 달 예정된 테슬라 배터리 데이도 주목된다. 앞서 테슬라는 배터리 데이 때 수명을 획기적으로 개선한 ‘100만마일 배터리’를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최근에는 전기차 대중화를 위해 원가를 더욱 절감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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