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올해 상반기 중국 시장에서 5400억원의 적자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현대차의 반기보고서를 보면, 현대차의 중국 합작법인 베이징현대는 올해 상반기에 2조7292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35.0% 줄어든 실적이다. 매출의 3분의 1이 증발하는 동안 적자 규모는 절반 가까이 늘었다. 이 기간 영업손실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5.8% 증가한 5400억원이었다. 상반기에 이미 지난해 연간 적자 규모(5234억원)를 넘어선 것이다.
이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빠른 회복세를 보인 중국 시장에서 현대차는 오히려 역성장한 결과로 풀이된다. 현대차가 전 세계 자동차 시장을 분석한 결과 올해 2분기 중국 시장 규모는 483만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같은 기간 현대차의 중국 내 도매 판매량은 11만8000대로 16.4% 줄었다. 최근에는 시장 점유율도 사상 최악 수준으로 추락했다. 엔에이치(NH)투자증권 보고서를 보면, 지난달 현대차의 중국 시장 점유율은 2.3%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2%포인트 낮다.
기아자동차의 중국 실적도 눈에 띄게 나빠졌다. 기아차의 중국 합작법인 둥펑위에다기아는 올해 상반기 매출 1조6108억원, 영업손실 1928억원을 냈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20.0% 줄었고, 영업손실 규모는 417.9% 불었다. 조수홍 엔에이치투자증권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현대차그룹의 중국 시장 점유율이 근래 가장 낮은 수준으로 하락했다”며 “부진 장기화는 우려 요인”이라고 적었다.
이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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