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국내에서 출시된 르노삼성 ‘조에’(ZOE). 르노삼성 제공
소형 이상의 전기차 중에서는 처음으로 3000만원대 차가 국내에서 출시됐다. 전기차 가격 경쟁에 속도가 붙을지 주목된다.
르노삼성은 18일 전기차 ‘조에’(ZOE)를 국내에서 공식 출시한다고 밝혔다. 조에는 2012년 말 유럽에서 처음 선보인 소형 해치백으로, 올해 상반기에는 유럽 전기차 시장에서 테슬라 모델3를 제치고 판매량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조에의 핵심 경쟁력은 가격에 있다. 주행거리의 심리적 저지선을 확보하면서도 가격을 최대한 낮추는 데 초점을 뒀다는 게 르노삼성 쪽 설명이다. 조에가 국내에서 인증받은 1회 충전 주행거리는 309㎞다. 현대자동차 코나 일렉트릭이나 쉐보레 볼트이브이(EV) 등 일부 동급 차종의 주행거리가 400㎞를 넘는 점을 염두에 두면 아쉬운 결과다.
대신 가격만 놓고 보면 소형 이상의 전기차 중 가장 저렴하다. 가장 낮은 트림의 가격이 3995만원으로, 초소형 전기차를 제외하면 유일하게 3000만원대다. 전기차 보조금을 받으면 트림에 따라 2809만∼3309만원(서울 기준)에 구입할 수 있다. 다만 도심형 소형차를 선호하는 유럽 시장에 최적화된 차량인 만큼 국내 반응은 지켜봐야 한다는 평가도 있다. 연제현 전기차·경상용차 프로그램 디렉터는 “유럽 시장에서 이미 검증됐으니 국내에서도 테슬라 모델3의 판매량을 압도하는 것이 저희 욕심”이라고 말했다.
18일 국내에서 출시된 르노삼성 ‘조에’(ZOE) 내부 모습. 르노삼성 제공
최근에는 주요 완성차 업체들도 전기차 경쟁력의 핵심 요소로 가격을 언급한다. 일정 수준 이상의 주행 성능이 확보된 다음에는 가격 경쟁력이 승패를 좌우할 것이라는 계산이다. 공영운 현대차 사장은 지난 12일 열린 케이(K)-뉴딜위원회 미래차 간담회에서 “아직 친환경차가 기존 차에 비해 비싼데, 가격을 대폭 낮춰서 고객들이 합리적인 가격에 구매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저희 몫”이라고 말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도 올해 2분기 실적 발표 자리에서 “자사 차량은 아직 충분히 저렴하지 않다. 그 부분에 있어서 진전을 이뤄내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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