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그룹이 두산중공업 정상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 초 두산그룹은 계열사 매각 등을 통해 3조원을 마련하겠다는 자구안을 발표한 바 있다.
두산그룹은 두산솔루스를 사모펀드 운용사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에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4일 밝혔다. ㈜두산 보유 지분 18.05%를 2382억원에 팔고, 특수관계인 보유 지분 34.88%도 4604억원에 넘기기로 했다. 처분 예정일은 다음달 30일이다. 두산솔루스는 동박·전지박과 바이오 소재 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업체로, 두산그룹은 지난해 말부터 스카이레이크와 두산솔루스 매각을 위한 협상을 벌여왔다.
유압기기를 주력으로 하는 모트롤사업부도 판다. ㈜두산은 모트롤사업부를 물적분할한 뒤, 보유 지분 전부를 소시어스-웰투시인베스트먼트 컨소시엄에 4530억원에 매각하기로 했다.
매각을 통해 확보한 자금은 두산중공업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데 쓰인다. 두산중공업은 이날 이사회를 열고 1조3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주주 배정 후 일반공모 방식으로 진행되는 이번 유상증자로 마련하는 자금은 차입금 상환 등에 활용할 계획이다. 두산그룹은 “(유상증자를 통해)재무구조를 개선하는 한편 친환경 에너지 기업으로의 혁신을 추진한다”고 설명했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등 총수 일가는 사재를 출연한다. 두산그룹은 ㈜두산 대주주들이 보유 중인 두산퓨얼셀 지분 중 절반 수준인 23%을 두산중공업에 무상증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날 종가 기준으로 5740억여원 규모다. 증여 후에는 두산중공업이 두산퓨얼셀의 최대주주가 된다.
두산퓨얼셀도 라인 증설을 위해 342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하기로 이날 결정했다. 두산그룹 관계자는 “두산중공업과 두산퓨얼셀이 수소경제라는 공통분모 위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두산중공업은 액화수소플랜트와 수소터빈 사업 등을 추진 중이며, 두산퓨얼셀은 수소연료전지 원천기술을 갖고 있다.
이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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