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자동차와 에스케이(SK)이노베이션이 전기차 배터리 재활용 사업을 위해 손을 잡았다.
현대·기아차와 에스케이이노베이션은 앞으로 ‘바스’(Baas·Battery as a service) 사업 분야에서 협력해나갈 계획이라고 8일 밝혔다. 바스는 배터리 생산과 판매뿐 아니라 수리, 대여, 재사용·재활용 등 배터리 생애주기 전반을 포함한 사업 모델이다. 앞서 현대·기아차가 전기차 배터리를 에너지저장장치(ESS) 등에 재사용하는 사업을 추진한 적은 있지만, 전반적인 바스 사업에 나선 것은 처음이다.
두 기업의 협력은 특히 배터리 소재를 재활용해 원가를 절감하고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데 초점이 있다. 단가가 비싼 코발트나 니켈, 리튬 등 금속을 폐배터리에서 추출해 새로운 배터리 생산에 재활용하는 방식이다. 이를 위해 두 기업은 기아차 니로 이브이(EV)에 탑재된 배터리팩을 수거해 실증 과정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수명이 상대적으로 양호한 폐배터리의 경우 에너지저장장치 등 다른 용도로 쓰는 재사용 사업도 함께 추진한다. 아울러 지금처럼 차량과 배터리를 함께 판매하는 방식 대신, 배터리를 별도로 대여해주는 리스·렌탈 사업 모델도 연구한다.
바스 사업은 최근 전기차 시장에서 뜨거운 화두다. 폐배터리에 대한 각국 정부의 환경 규제가 강화되는 추세일 뿐더러, 바스 사업을 잘 활용하면 배터리에서 창출되는 부가가치를 개선해 전기차 가격을 낮출 수 있어서다. 앞서 테슬라는 2019 임팩트 보고서에서 “고유의 배터리 재활용 시스템을 개발해 리튬이나 코발트뿐 아니라 알루미늄, 철 등도 최대한 재활용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최근에는 중국에서 생산되는 배터리를 100% 재활용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기차 배터리 구독 서비스도 등장하고 있다. 지난달 중국 전기차 업체 니오(NIO)는 시에이티엘(CATL) 등과 함께 바스 사업 모델을 공개했다.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전기차에 배터리를 탑재하지 않는 대신 차량 가격을 7만위안(약 1200만원) 낮추고, 배터리팩(70kWh)을 월 980위안(약 17만원)에 대여해주는 식이다.
이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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