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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건설업체 출신이 수소 개발 담당” 사기설 휩싸인 니콜라

등록 2020-09-13 17:36수정 2020-09-13 20:23

‘힌덴버그 보고서’ 파문 일파만파
니콜라쪽 “보고서 법적조치 검토”
니콜라가 2018년 1월 유튜브 채널에 공개한 영상 ‘니콜라 원 인 모션(Nikola One in Motion)’에서 수소전기 세미트럭 ‘니콜라 원’이 달리는 모습. 니콜라 제공
니콜라가 2018년 1월 유튜브 채널에 공개한 영상 ‘니콜라 원 인 모션(Nikola One in Motion)’에서 수소전기 세미트럭 ‘니콜라 원’이 달리는 모습. 니콜라 제공

최근 제너럴모터스(GM)과 파트너십을 맺은 미국 수소전기트럭 업체 니콜라가 대규모 사기극을 벌여왔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니콜라는 “공매도 세력의 허위 주장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13일 미국 금융분석업체 힌덴버그 리서치(힌덴버그)의 누리집을 보면, 이 업체는 지난 10일(현지시각) ‘니콜라: 수많은 거짓말로 미국의 가장 큰 완성차 업체와 파트너십을 맺는 법’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공개했다.

보고서에서 제기한 의혹의 핵심은 ‘수소 가격을 ㎏당 16달러에서 3∼4달러까지 낮췄다’는 트레버 밀턴 창업자 겸 회장의 주장이다. 힌덴버그는 트레버 밀턴이 지난 7월 <링크트인> 인터뷰에서 현재 수소를 생산하고 있지 않다고 인정했을 뿐 아니라, 니콜라의 담당 임직원들은 수소 분야에 전문성이 없다고 적었다. 힌덴버그 조사 결과 수소 생산·인프라 담당 임원인 트래비스 밀턴은 트레버 밀턴의 남동생이며 건설 하도급업체 출신인 것으로 드러났다. 트레버 밀턴이 ‘수소 전문가’라고 소개했던 인프라 개발 담당 데일 프라우스도 과거에 골프 클럽을 운영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링크트인에 공개된 이력을 보면, 책임 엔지니어인 케빈 링크는 이전 직장에서 핀볼과 슬롯 등 오락기기 수리, 소프트웨어 개발 등을 담당했다.

니콜라가 2018년 1월 유튜브 채널에 공개한 영상 ‘니콜라 원 인 모션(Nikola One in Motion)’에서 수소전기 세미트럭 ‘니콜라 원’이 달리는 모습. 니콜라 제공
니콜라가 2018년 1월 유튜브 채널에 공개한 영상 ‘니콜라 원 인 모션(Nikola One in Motion)’에서 수소전기 세미트럭 ‘니콜라 원’이 달리는 모습. 니콜라 제공

힌덴버그는 니콜라의 수소연료전지 기술도 ‘허풍’에 불과하다고 봤다. 볼보의 자회사인 파워셀 에이비(Powercell AB)의 대변인은 힌덴버그와 한 통화에서 “(니콜라는)더 뛰어난 연료전지를 직접 내놓겠다고 했지만 이는 허풍을 떤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파워셀 에이비는 2017년 니콜라에 수소연료전지 스택을 공급하기로 계약했지만, 2년 뒤 “계약 조건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협력을 중단한 바 있다.

2018년 공개된 세미트럭 ‘니콜라 원’ 영상도 연출된 것이라고 힌덴버그는 주장했다. 그 근거로는 “케빈(니콜라의 책임 엔지니어)에게 어떻게 할 거냐고 물어봤더니 (트럭을) 경사가 매우 낮은 언덕 위로 견인한 다음 굴릴 것이라고 했다”는 니콜라 전직 직원의 문자 메시지를 제시했다. 힌덴버그는 영상이 촬영된 도로에서 실제로 실험해본 결과, 기어를 중립에 놓은 스포츠실용차(SUV)가 2.1마일(3.4㎞) 달리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또 “배경에 경사를 추측할 만한 특징이 없었기 때문에 경사가 없거나 오히려 살짝 오르막인 것처럼 보이도록 카메라 앵글을 잡을 수 있었다”고 적었다.

의혹의 파장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또 다른 금융분석업체 시트론 리서치는 이튿날인 11일 트위터에 “완전한 사기극으로 보이는 니콜라에 대해 폭로한 힌덴버그에 축하 메시지를 보낸다”고 적었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트럭이 실제로 작동하는지 묻는 질문에 니콜라 최고경영자(CEO)인 마크 러셀이 “코멘트하지 않겠다”고 답했다고 12일 보도했다.

트레버 밀턴 니콜라 창업자 겸 회장. 니콜라 제공
트레버 밀턴 니콜라 창업자 겸 회장. 니콜라 제공

니콜라는 지난 11일 보도자료를 내고 “(힌덴버그의 보고서는)우리 주가를 인위적으로 낮추려는 공매도 세력이 낸 것”이라며 “우리는 숨길 것이 없다”고 맞섰다. 법적 조치를 검토 중이며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조사를 요청할 것이라고도 했다. 보고서에서 힌덴버그는 “이번 조사 후 니콜라 주식에 대한 매도 포지션(short position)을 취했다”고 밝힌 바 있다. 최근 니콜라와 파트너십을 맺은 제너럴모터스도 “니콜라에 대해 완전한 확신을 갖고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11일 뉴욕 증시에서 니콜라 주가는 전날보다 14.48% 떨어진 32.1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재연 기자 ja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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