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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하이트진로음료에 “12년째 사과 기다리는” 한 중소기업 사장

등록 2020-10-08 18:05수정 2020-10-08 18:27

조운호 하이트진로음료 대표 8일 국감 출석
2008년 천안 중소기업 대리점 탈취 관련 증인
대리점 뺏긴 뒤 10년 넘게 1인 시위 중
“회사와 재산 모두 잃어…진정성 있는 사과 바라”
조운호 하이트진로음료 사장이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공정거래위원회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운호 하이트진로음료 사장이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공정거래위원회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2008년 중소 샘물 회사의 대리점을 탈취한 뒤 해당 업체 대표를 되레 고소해 논란을 일으킨 하이트진로음료(당시 석수앤퓨리스)가 국정감사에서 “오해나 어려운 부분을 풀겠다”고 말했다. 대기업에 대리점을 빼앗긴 중소기업 대표는 12년째 “하이트진로음료의 진정성 있는 사과를 바란다”고 했다.

조운호 하이트진로음료 대표는 8일 국회 정무위원회 공정거래위원회 국감 증인으로 출석해 이같이 밝혔다. 조 대표는 이정문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법적 다툼이 오래 있었지만, 법적으로만 해결할 게 아니라 (해당 중소기업 대표의) 생활이나 제3자의 피해가 없도록 하겠다”며 “추가로 요구하는 게 무엇인지 귀 기울이고 이견을 좁혀서 오해나 어려운 부분을 풀 계기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중소 샘물 회사인 ‘마메든샘물’에 대한 하이트진로음료의 대리점 탈취 사건은 200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마메든샘물은 충청남도 천안시에서 대리점을 11개 갖추고 이 지역 샘물 시장 점유율 60%를 차지하는 중소기업이었다. 하이트진로음료가 마메든샘물 김용태(61) 대표를 찾아와 ‘마메든샘물 대신 하이트진로음료의 석수를 판매해달라’고 요구했다가 김 대표가 거절하자, 하이트진로음료는 마메든샘물 대리점에 자사 제품을 공급가의 3분의 1 가격으로 판매하며 회유해 2008년 이들 대리점을 포섭했다. 이 사건으로 김 대표는 10년가량 거래했던 대리점들을 잃어버렸고 회사는 폐업에 내몰렸다.

공정위가 2013년 하이트진로음료에 대해 마메든샘물의 사업을 방해했다며 시정명령을 냈지만 사건은 끝나지 않았다. 하이트진로음료가 시정명령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냈고, 2018년 대법원에서 패소가 확정됐다. 그러나 하이트진로음료는 이후 대리점 탈취 행위를 비판하며 1인 시위를 이어온 김 대표를 상대로 명예훼손 등으로 6차례 형사 고소했다. 김 대표는 현재 하이트진로음료가 고소한 3건의 형사소송과 2건의 민사소송을 치르고 있다.

김 대표는 현재 하이트진로음료의 진정성 있는 사과를 요구하며 10년째 국회와 하이트진로음료 본사 등에서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이정문 의원 중재로 김 대표와 조운호 하이트진로음료 대표가 처음으로 대면했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고 한다. 김 대표는 이날 국감 뒤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하이트진로음료 때문에 성장하던 기업이 망했고, 수십억원의 재산을 잃었다”며 “다른 것보다 하이트진로음료의 진정성 있는 사과를 바란다”고 말했다.

신민정 기자 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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