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경제인연합회 EIC 소속 대학생 22명이 3박4일동안 일본 현지시장을 조사한 뒤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연합뉴스
“MP3 종주국 자존심 되찾겠다”
“MP3 플레이어 종주국으로서의 자존심을 되찾는 데 힘을 보태겠습니다.”
애플의 공세 등에 밀려 생존의 기로에 서 있는 국내 MP3 플레이어 업체들을 구하기 위한 대학생 모임이 등장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차세대 지도자 양성프로그램을 수료한 대학생들로 구성된 이아이시(EIC·Elite Intensive Course)의 ‘한국 MP3 산업의 혁신과 도전 정신을 찾아서’ 프로젝트팀이다. 이 팀에 참가하고 있는 10여개 대학의 학생 22명은 지난 16~19일 애플의 텃밭인 일본시장을 둘러보고 현지조사를 벌였다.
이아이시 국제사업부의 강대업(23·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 3년) 기획팀장은 20일 “한국은 세계 처음으로 MP3 플레이어를 상용화했으나 최근 큰 위기를 맞고 있다”며 “종주국의 위상을 되찾으려면 주된 소비층인 젊은이의 힘과 아이디어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강씨와 뜻을 모은 학생들은 경영·컴퓨터정보·국제학·일본어 등의 전공지식을 무기 삼아 국내 MP3플레이어 산업 전반의 문제점과 업계의 대응전략 등에 대한 연구에 들어갔다. 먼저 삼성전자와 레인콤, 엠피오, 코원 등 주요 제조사의 자료를 입수하고 기업 관계자들을 인터뷰했다. 같은 또래의 대학생들을 대상으로는 디자인부터 음질, 가격, 편리성 등에 대해 조사를 벌였다. 일본 탐방에서는 음향저작권협회와 야노경제연구소 등을 찾아 시장 상황을 들은 뒤 와세다대 학생들과 토론을 벌이기도 했다. 강 팀장은 “우리의 용산전자상가와 비슷한 전자매장들을 둘러봤더니 특히 한국 제품은 디자인이 다양한 반면 캐릭터가 부족한 점이 큰 약점으로 꼽혔다”고 말했다. 참가자들은 국내 중소업체들이 마케팅 측면에서 애플 같은 글로벌 기업에 맞설 여력이 없다는 것과 불법복제 문화로 인해 음원 내려받기 프로그램의 정비가 미흡한 점 등을 추가 과제로 들었다. 프로젝트팀은 최종 보고서를 산자부와 전경련 등에 제출해 국내 업체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참고 자료로 활용하도록 할 예정이다.
홍대선 기자 hongd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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