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병원성 조류AI 보름새 10곳 확산…3년전 ‘달걀 파동’ 재현 우려

전남 장성·전북 정읍 등 두 곳 새로 발생
서울 성동구 마트 ‘신선란 판매 중단’ 공지
아직은 전년보다 큰 차이 없어 안정적

지난 11일 전남 장성의 한 오리농장에서 조류인플루엔자(AI) 검출로 인해 방역 당국 관계자들이 살처분 작업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남 장성과 전북 정읍 가금류 농장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추가로 발생하는 등 계속 확산되고 있다. 정부가 방역에 애 쓰고 있지만, 2016∼17년 ‘달걀·닭고기 파동’이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마저 나온다. 12일 조류인플루엔자 중앙사고수습본부에 따르면, 11일 전남 장성과 전북 정읍 가금 농장에서 사육 중인 오리가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에 따라 지난달 26일 정읍 육용오리 농장에서 첫 확진이 나온 이후 보름만에 5개 시도 가금류 농장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가 총 10건이 발생했다. 앞서 경북 상주(12월 1일·산란계), 전남 영암(4일·육용오리), 경기 여주(6일·산란계, 8일·메추리), 충북 음성(7일·메추리), 전남 나주(7일 육용오리, 9일·육용오리) 등에서 발생했다.

이에 중앙사고수습본부는 주말 동안 ‘일시 이동 중지(standstill) 명령’을 발동했다. 차량·사람의 이동을 멈추고, 바이러스 제거를 위한 강도 높은 소독을 실시한 뒤 농장 간 수평전파 차단을 위해서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서울 성동구의 한 대형마트는 ‘어제 낳아 오늘만 판매하는 계란’을 판매 중단을 알리기도 했다. 해당 마트는 “협력사 농장이 여주서 발생한 농장 3㎞ 이내에 위치해 예방 차원에서 전량 살처분 조처를 해 23일까지 판매를 중단한다”고 설명했다. 지난 2016∼17년에는 조류인플루엔자의 영향으로 산란계 36%가 처분돼 일부 지역에서 달걀 한 판(30개) 가격이 1만원을 웃돌기도 했다. 또 대형마트에서 파는 생닭과 프랜차이즈업체의 치킨 가격도 줄줄이 올랐다. 올해의 경우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외식이 줄면서 달걀이나 생닭 등의 수요가 늘어날 수 있는 상황이어서, 가격 오름세를 부추길 수 있다. 아직은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11일 기준 달걀의 소비자 가격은 1856원(특란·10개 기준)으로 지난해보다 4% 높은 반면, 생닭은 4999원(1㎏)으로 2% 낮았다.

앞서 정세균 국무총리는 지난 11일 “농식품부 장관은 발생 농장의 사례를 면밀히 분석해 방역상 취약점과 개선이 필요한 사항에 신속하게 조차하는 등 추가 발생을 막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다른 관계부처는 현장 방역에 차질이 없도록 인력·장비 등 필요한 자원을 신속하게 지원하라”고 긴급 지시했다.

이정훈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