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사회봉사단 이해진 사장 “해도 되고 안해도 되는 게 아니라, 기업 입장에서 사회공헌은 경영활동의 필수요건이 되지 않았습니까?” 지난 11일 국내 처음으로 사회공헌 전담사장으로 임명된 이해진(57) 삼성사회봉사단 사장은 25일 <한겨레>와 인터뷰에서 기업들이 사회공헌 활동에 공을 들이는 이유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최근 몇 년 사이 기업의 사회공헌은 확실히 눈에 띄게 늘었다. 특히 삼성이 사회봉사단 산하에 자원봉사단을 신설하고 사장급을 앉힌 것도 활동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이 단장은 “막중한 책임을 느낀다”면서도 “생색내기나 보여주기식 활동은 하지 않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삼성이 사회공헌 활동에 뛰어든 지 10년을 넘긴 시점에서, 삼성 전체를 ‘사회적 자원’의 하나로 보고 좀더 체계적이고 실효성 있는 사업을 전개하겠다는 것이다. 올해 삼성은 ‘가난의 대물림’을 차단하기 위한 사업과 농촌에 대한 교류와 지원, 사회적 생산성을 높이는 쪽으로 힘을 모으고 있다. 이 단장은 “소외층의 아픔과 그늘진 곳에 대한 관심을 더 기울이겠다는 취지”라고 말했다. 삼성의 ‘상생’ 의지는 때 마침 정부가 올해 핵심과제로 내세운 사회 양극화 해소 정책과도 맞물려 있다. 이 단장은 이해찬 국무총리의 형이어서 한편으로는 부담감이 들지만 사회와 호흡한다는 차원에서 양극화 문제에 대해 이 총리의 조언도 들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기업 활동의 기반인 사회가 튼실해야 경영도 성과를 거둘 수 있음을 염두에 뒀다”고 말했다. 토양이 좋아야 나무가 잘자라는 것과 같은 이치라는 것이다. 이 단장은 부임 직전까지 5년여 동안 삼성서울병원 행정부원장을 지냈다. 제일모직 경리부와 삼성 비서실의 재무·기획팀에서 잔뼈가 굵었지만, 인생의 축소판인 병원에서 일하면서 무료진료와 같은 봉사활동이 얼마나 값진가를 체험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질병에 시달리는 사람들 가운데 사회적 약자가 많다는 점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 단장은 실적 위주의 사회공헌 활동에 대해 경계했다. 기업들의 사회공헌 활동이 사회적 과제를 나누어 해결하기 보다 서로를 의식하고, 경쟁하듯 이뤄지는 것을 걱정했다. “기업이 무슨 상품을 찍어내듯 사회공헌 활동을 통해 단기적 성과를 기대할 수는 없는 일입니다. 기본적으로 사람에 대한 투자, 인간에 대한 정성, 헌신의 문제이기 때문에 진정성을 갖고 지속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사업을 발굴할 생각입니다.”
글 홍대선 기자 hongds@hani.co.kr, 사진
임종진 기자 step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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