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는 것보다 사후관리가 더 중요”
엘지전자의 주부 판매사원인 하훈용(53·?5c사진)씨는 ‘걸어다니는 가전대리점’으로 불린다. 혼자서 지난 한해 21억원 어치의 가전제품을 팔아치운 하씨는 26일 엘지디지털 판매사 시상식에서 ‘올해의 엘지판매 여왕상’과 함께 상금 1000만원을 받았다.
하씨 역시 자신만의 성공 전략이 있었다. 철저한 현장 답사와 맞춤형 제안, 수십권의 노트를 꽉 채운 꼼꼼한 고객 관리는 동료들도 혀를 내두를 정도다. 그가 최고의 ‘영업비밀’로 꼽는 것은 정확한 정보 제공과 함께 정성으로 고객을 대하는 것이다. 그가 지난해 작성한 노트 5권에는 500여명의 고객 정보가 빼곡하게 차있다. 제품 구입일부터 교환 시기, 고객 불평, 컨설팅까지 상세하게 기재돼 있다. 그가 10여년간 영업을 하면서 작성한 고객 리스트는 지금까지 노트로 20권이 넘는다.
하씨는 “단순히 제품 한 대를 더 팔기보다는 고객이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 어떻게 하면 만족도를 높일 것인지를 파악해 제안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제품을 구입할 경우 반드시 며칠 안에 방문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았다. 새로 사업을 시작한 곳이나 개업식에 들르는 일은 빠트리지 않고 끝까지 챙겼다. 그는 “처음에는 물건을 팔기만 하면 되겠거니 생각을 했는데 사후관리가 더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작은 정성이 고객 감동으로 이어져 결실을 맺은 것 같다”고 말했다.
하씨가 지난해 거둔 21억원의 판매 실적은 일반 가전대리점 2~3곳의 연간 매출과 맞먹는 액수다. 그가 엘지전자의 4500여 여성 영업사원을 제치고 판매왕으로 우뚝선 데는 대형빌딩, 숙박업소, 원룸 등을 상대로 영업 수완이 탁월한 점도 한 몫을 했다. 현재 그의 수입은 대기업 임원급 연봉 수준이다. 공무원인 남편과 두 자녀를 둔 하씨는 “자신의 일에 신념을 갖고 뛸 것”을 후배 영업사원들에게 강조했다.
홍대선 기자 hongds@hani.co.kr 사진 엘지전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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