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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홍남기표’ 정책은 없지만…그럼에도 843일 최장수 부총리

등록 2021-03-31 04:59수정 2021-03-31 07:27

내달 1일 취임 843일 맞는 홍 부총리

59년 만에 네차례 추경 편성
재정건전성 강조, 소신 밝혔지만
부동산 안정화 소극적·무기력
‘홍두사미’ ‘홍백기’ 별명까지 생겨

호흡 맞추던 김상조 정책실장 사임
4월 재보궐선거 전후 인사 전망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왼쪽)이 정세균 국무총리와 3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왼쪽)이 정세균 국무총리와 3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다음달 1일이면 재직 843일로 최장수 부총리가 된다. 그는 문재인 정부 두번째 경제 사령탑으로 취임해 코로나19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해 59년만에 네차례 추경을 편성하는 등 고군분투해왔지만, 역대 최장 재임 기간에 걸맞은 이렇다 할 성과는 내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는다.

30일 기재부에 따르면, 2018년 12월11일 취임한 홍 부총리는 다음달 1일이면 윤증현 전 기재부 장관(842일)의 역대 최장수 재임 기록을 넘어선다. 장하성 전 청와대 정책실장과 갈등을 빚은 김동연 전 부총리 후임으로 홍 부총리가 임명되자 당시 정치권과 관가에선 의외라는 반응과 함께 청와대가 경제 정책에 대한 ‘그립’을 세게 쥐기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홍 부총리가 기재부 재직 시절 핵심 보직을 맡은 경험이 없었던데다, 역대 경제 사령탑들과는 달리 소신을 강하게 내세우기보다는 지시 이행에 충실한 ‘예스맨’ 이미지가 강했기 때문이다.

실제 홍 부총리는 문재인 정부가 가장 많은 비판을 받는 부동산 정책에서부터 무기력한 모습을 보였다. 그는 실세 장관으로 꼽혀온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에게 부동산 정책의 주도권을 뺏기면서 정책 생산의 전면에 나서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지난해 8월부터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며 뒤늦게 부동산 정책에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지만, 별다른 소득은 없었다는 평가다.

이렇다 할 ‘홍남기표’ 경제 정책도 보이지 않았다. 코로나19로 두드러진 양극화나 기후위기 문제 등 한국 경제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대응이 필요한 사안이 많았음에도 기재부가 이를 위해 자체 생산한 정책은 찾기 힘들다. 정부가 강력하게 추진하는 ‘한국판 뉴딜’의 세가지 축 가운데 디지털 뉴딜만 기재부가 제시했고, 그린뉴딜과 사회안전망 강화 등은 청와대나 여당에서 주도했다. 기재부 고위 관계자도 “재정 중심으로 사고하다 보니 기후위기 문제 등은 미처 생각하지 못해 다른 부처나 여당 의원들로부터 깨달음을 얻기도 했다”고 말했다.

물론 홍 부총리의 소신이 발휘된 적도 있다. ‘경제 사령탑’이 아니라 ‘곳간지기’로서의 역할을 내세울 때였다. 대표적인 사례가 올해 초 추가경정예산 편성과 관련해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주장한 재난지원금의 보편·선별 동시 지원에 대해 “재정은 화수분이 아니다”라며 맞섰을 때였다. 지난해 전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을 위한 논쟁 와중에도 보편 지급에 반대하며 여당과 대립한 적이 있다. 기재부 관계자는 “기존 재난지원금 지급 경험을 토대로 효과를 갖고 여당을 설득해야 하는데, 재정건전성만 강조해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다. 재정 문제나 주식 양도차익 과세를 위한 대주주 기준 완화 같은 몇몇 정책의 관철을 위해 소신을 밝혔다가 결국 여당에 밀리는 사례가 반복되면서 ‘홍두사미’, ‘홍백기’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우석진 명지대 교수(경제학)는 “나라의 재정을 책임지는 기재부 장관으로서 재정건전성을 강조하는 모습은 보였지만 경제부처를 총괄하는 수장으로서 한국 경제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경제 정책 마련이나 부동산시장 대책 등은 미흡했다”고 말했다.

더욱이 최장수 부총리로서 앞날도 순탄하지 않을 전망이다. 홍 부총리는 그동안 호흡을 맞춰 여당을 설득해온 김상조 정책실장이 자리를 떠나면서 행정고시 3기수 후배인 이호승 신임 실장(행시 32회)과 짝을 이뤄 경제 정책을 조율해야 한다. 이 때문에 4월 재보궐선거 전후로 부총리가 교체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정훈 기자 ljh924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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