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4년째 선두…엘지 대형시장 앞질러
‘7세대 라인 뒤질세라’ 계획 앞당겨 가동
40·46인치 대 42·47인치 표준화 경쟁도
‘7세대 라인 뒤질세라’ 계획 앞당겨 가동
40·46인치 대 42·47인치 표준화 경쟁도
삼성전자와 엘지필립스엘시디가 액정표시장치(LCD)의 선두 자리를 놓고 불꽃 튀는 경쟁을 벌이고 있다. 지난해 연간 판매 실적으로는 삼성전자가 앞섰으나, 부가가치가 높은 대형 엘시디 부문에서는 엘지필립스엘시디가 1위로 올라섰다.
삼성전자는 시장조사기관인 디스플레이서치의 자료를 인용해, 지난해 세계 엘시디 패널 시장에서 111억9천만달러 어치를 판매해 매출 기준으로 업계 1위를 차지했다고 31일 밝혔다. 이로써 삼성전자는 지난 2002년 대형과 중·소형 패널을 포함한 전체 매출에서 33억900달러를 기록하며 세계 1위에 올라선 이후 4년 연속 1위 자리를 지켰다.
그러나 10인치 이상 대형 엘시디 패널 시장을 따지면 사정은 달라진다. 그동안 삼성전자를 맹렬히 추격하던 엘지필립스엘시디가 지난해 대형 엘시디 시장에서 95억7800만달러로 삼성전자를 500만달러 차이로 앞지른 것이다. 출하량도 엘지필립스엘시디가 4517만8천장으로, 4428만4천장에 머문 삼성전자를 눌렀다. 엘지필립스엘시디 관계자는 “대형 텔레비전 시장이 커지면서 휴대전화용 소형 패널까지 합친 양적 개념의 선두 다툼은 더이상 의미가 없다”며 “적어도 노트북 모니터용으로 쓰이는 10인치 이상 대형 패널 시장에서의 승자가 진정한 승자”라고 말했다.
하지만 최근 대형 패널 시장의 흐름을 볼 때, 엘지도 안심할 수 있는 있는 상황은 아니다. 지난해 4분기 대형 부문 매출 및 출하량은 삼성전자가 31억1400만달러, 1302만장으로, 엘지필립스엘시디의 28억3600만달러, 1260만장을 앞섰다. 삼성은 3분기에도 엘지를 추월했다. 두 업체가 대형 패널 시장을 놓고 엎치락뒤치락 하는 양상이다.
이에 따라 7세대 생산라인을 본격 가동한 올해, 두 회사의 각축전은 더욱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40인치 이상 엘시디 텔레비전의 수요를 맞추기 위해 매달 9만장을 생산할 수 있는 7-2라인을 애초 계획보다 넉달 앞선 연초부터 돌리기 시작했다. 오는 7월부터는 기존 7-1라인의 생산량도 1만5천장을 더해 매달 7만5천장씩 생산할 계획이다. 삼성전자 쪽은 “세계 최대 규모의 생산력을 바탕으로 올해도 업계 1위 자리를 지킬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엘지필립스엘시디도 파주 7세대 생산라인의 양산 시점을 애초 계획보다 2~3개월 앞당겨 연초부터 가동에 들어갔다.
대형 엘시디 시장의 최후 승자를 가릴 표준화 경쟁도 치열하다. 현재 대형 엘시디 시장은 엘지필립스엘시디의 37, 42, 47인치 진영과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한 32, 40, 46인치 진영으로 나뉘어져 있다. 업계 관계자는 “엘시디 시장의 막판 승자는 미래시장에 대비한 적기 투자와 원가절감 및 생산성에서 판가름 날 것”이라고 말했다.
홍대선 기자 hongd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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