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주식을 사는 개인투자자들, 이른바 ‘서학개미’가 늘면서 올해 3월 말 기준 우리나라 대외금융자산이 약 2조달러로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은 21일 ‘2021년 3월말 국제투자대조표(잠정)’을 통해 올해 1분기(1~3월) 말 기준 대외금융자산은 전분기 말 대비 256억달러 증가한 1조9884억달러라고 밝혔다. 지난 1994년 통계를 작성한 이래 최대 규모다. 대외금융자산은 국내 투자자가 산 주식·채권·파생상품 등을 포함한 해외 금융자산을 말한다. 한은은 “해외 지분 증권 투자가 늘어난 가운데 글로벌 주가 상승 등의 영향으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직접투자(5032억달러), 증권투자(7340억달러), 기타투자(2730억달러) 등이 모두 늘었다.
외국인의 국내 투자를 보여주는 대외금융부채는 올해 3월 말 기준 1조5097억달러다. 전분기 말 대비 129억달러 늘었는데, 이 역시 통계 집계가 시작된 이래 최대 규모다. 그 결과 순대외금융자산(대외금융자산-대외금융부채)은 전분기말 대비 126억달러 증가한 4787억달러를 나타냈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대외채권과 대외채무도 각각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대외채권과 대외채무는 ‘대외금융자산’, ‘대외금융부채’에서 가격이 확정되지 않은 지분·주식(펀드포함)·파생금융상품을 뺀 것이다. 현재 시점에서 규모가 확정된 대외 자산과 부채를 말한다.
한은은 “3월 말 대외채권과 대외채무가 모두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며 “대외채무가 증가했지만, 이는 외국인들의 국내 채권에 대한 수요가 늘어난 영향으로 긍정적 현상”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대외채권의 경우 중앙은행의 준비자산이 늘어난데다 수출 호조로 은행들의 수출금융도 증가한 데 따른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외건전성 지표인 준비자산(외환보유액) 대비 단기외채 비율은 37.1%로 전분기 말 대비 1.2%포인트 늘었다. 대외채무 대비 단기외채 비중은 29.3%로 전분기 말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전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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