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소비 부진도 완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지난달 코로나19 발생 이후 처음으로 경기가 회복되고 있다고 밝힌 데 이어 소비도 개선되고 있다고 한 것이다.
연구원은 7일 ‘6월 경제동향’ 보고서에서 “우리 경제는 수출이 양호한 흐름을 유지한 가운데 소비 부진도 완화됨에 따라 경기가 완만하게 회복되는 모습”이라고 밝혔다.
연구원은 그 근거로 소매판매액 증가와 소비심리 개선을 꼽았다. 4월 소매판매액은 전년 동기 대비 8.6% 증가하면서 전달(10.9%)의 높은 증가세를 이어갔다. 승용차나 가구 같은 사용 기간이 긴 내구재와 식품, 화장품 등 비내구재는 각각 7.7%, 4.2% 증가율을 보였고, 1년 이상 쓸 수 있지만 가격이 싼 의류 등 준내구재는 22.0% 늘었다. 5월 소비자심리지수는 4월(102.2)보다 높은 105.2를 기록해 소비심리가 지속해서 회복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연구원은 “소매판매액은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와 함께 기저효과도 작용하면서 큰 폭으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다만 “코로나19 확산세가 지속되면서 대면서비스업은 여전히 부진한 모습”이라며 완전한 회복은 아니라고 밝혔다.
수출과 설비투자는 큰 폭으로 증가세를 이어갔다. 5월 수출은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45.6% 늘어나 전달 증가율 41.2%를 웃돌았다. 설비투자는 4월 기계류(23.9%)를 중심으로 16.8%의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반면 이른바 ‘병목현상’은 공급과 수요 불일치가 경기 회복에 장애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연구원은 “원자재 및 중간재 수급 불균형은 향후 경기 회복의 위험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며 “차량용 반도체와 철강 등 건설자재의 수급 차질이 발생하면서 제조업과 건설업 생산이 일시적으로 제약될 가능성이 있고, 유가를 비롯한 원자재가격 급등은 인플레이션 상승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정훈 기자
ljh9242@hani.co.kr